전문가, 북러조약 비준에 “파병 공식화 가능성”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4.11.12
전문가, 북러조약 비준에 “파병 공식화 가능성” 지난 6월 19일 북한과 러시아는 쌍방 사이 '포괄적이며 전략적인 동반자관계를 수립함에 관해 국가간 조약'이 조인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20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앵커지난 9일 러시아에 이어 11일 북한이 북러조약 비준을 완료했습니다한국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지난 6월 평양에서 체결된 북한과 러시아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조약이 전날 국가수반인 김정은 총비서의 정령 서명으로 비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조약에 서명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김 총비서도 서명을 마친 것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러 간 조약 비준이 “전체적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 일정에 맞춰 최대한 북한의 러시아 파병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또 “비준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북러의 이해가 맞물렸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로서는 내년에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평화협상’ 제안 등으로 국면을 전환하기 전 쿠르스크 총공세를 위해 북한군을 활용해야 하고북한으로서도 ‘평화협상’ 전 파병에 대한 지분을 빠르게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카트리나 스테파넨코 전쟁연구소(ISW) 러시아 담당 연구원도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병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게는 북한군 파병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홍 선임연구위원은 조약 비준을 완료한 북한과 러시아가 향후 파병 사실을 공개적으로 나타내고 파병의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러시아 군복을 입는 등 위장된 형식으로 활동했던 북한 군들이 정식 파병군의 모습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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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왼쪽)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종의 정당성명분 차원에서도 조약이 비준되지 않았는데 파병하는 꼴이 되어서 대놓고 공개하기가 좀 어려웠던 측면이 있을 거예요이제 비준서가 교환을 앞두고 있고 실제 파병 자체가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러의 입장에서는 감출 필요 없이 좀더 공개적인 방식으로 파병의 정당성을 오히려 기정사실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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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비준하는 데 약 1년 걸린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달리북러 간 조약 비준은 상당히 빠르게 이루어졌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정당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1953 10 1일 체결돼 약 1년 후인 1954 11 18일 발효된 바 있습니다.

 

문 센터장은 다만 “북한 내부에서는 군 파병에 대해 동요하는 움직임도 있다 “북한이 북러조약 발효 이후에도 군 파병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문 센터장은 또 북러조약이 비준되었지만 이는 북러 간 상호 필요에 의해 맺어진 것이라며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위해 오랜 시간동안 함께해온 한미동맹의 수준에 비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왜냐하면 지금 북한 내부에서 동요가 심하잖아요비준했다고 해서 이제부터는 공개적으로 북한군이 파병된다고 밝히지는 않을 것 같아요그러나 공격이 들어오면 이제 방어논리로 사용할 가능성은 있어보입니다앞으로 이 조약이 과연 김정은이 바라듯 한미동맹 71년 갔듯이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한편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러조약 비준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끝났다 “향후 북러가 조약 발효 후 파병을 공식적으로 연관시킬 가능성 ‘파병 공식화’ 가능성이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비준서 교환은 형식적인 것으로 대사관을 통해서도 가능하고고위급 인사가 방문해 교환 행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 입니다.

 

에디터 양성원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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