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북 파병’ 비판 결의안 채택…한국 국회는?
2024.11.29
앵커: 유럽의회와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지만 한국 국회에서는 여야 입장차로 인해 북한 파병 규탄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의회는 프랑스 현지시간으로 28일 열린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유럽의회는 결의안에서 러시아의 북한군 배치,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을 비난하며 “최근의 확전 조치는 전쟁의 새로운 국면과 유럽 안보에 대한 새로운 위험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의회는 이어 “국제형사재판소(ICC), 다른 사법기관과 강화된 협력을 통해 러시아, 그리고 북한을 포함한 동맹국이 저지른 전쟁범죄 및 국제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회는 회원국들을 향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한 북한, 이란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유럽의회는 또 “국제적 파트너들은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우크라이나 방어작전에 상당한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에 대한 입장선회를 요청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의원들로 구성된 나토 의회연맹(NATO Parliamentary assembly)도 캐나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열린 제70차 연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들은 ‘결의안 494호’를 통해서 “북한의 파병 및 미사일 등 군수품 공급은 유럽과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추가적인 국제법 위반”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지원 확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
반면 한국 국회에서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발의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한국 여당인 ‘국민의힘’의 김건 의원이 대표발의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 규탄 및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협력 촉구 결의안’은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의 침략전쟁에 가담하는 불법행위이며 따라서 즉각적이고, 완전하고, 무조건적으로 철군하고 추가 이송계획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제안설명에 나선 김건 의원의 말입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 우리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분노하고 규탄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북한의 전투병 파병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둘째,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북한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북한의 러시아 파병·군사도발 규탄 및 대북 제재 강화 촉구 결의안’,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 철군 및 한반도 평화안정 촉구 결의안’도 각각 지난달 21일과 29일 발의됐습니다.
여야는 발의된 세 개의 결의안에 대해 함께 심사한 뒤 하나의 대안으로 통합하는 ‘병합심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논의는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막혔습니다.
북한의 파병을 규탄하는 내용은 세 결의안에 동일하게 포함됐지만,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내용 등을 결의안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여야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에는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및 군 파병 등 직접적인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가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지적과 정부에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 등 한국 정부를 향한 요구들도 들어간 상태입니다.
지난 8일 열린 외통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송병철 외통위 수석전문위원은 현재까지 발의된 3건의 북한의 러시아 파병 규탄 결의안에 대해 “북한군 파병으로 한반도와 전세계 평화와 안정이 위협받는 위기 상황에서 시의성이 높고 취지가 타당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시 이 자리에 참석한 강인선 한국 외교부 2차관도 “외교부는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이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재의 상황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