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 여야 ‘북 파병 규탄 결의안’ 병합심사
2024.11.06
앵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입니다. 이르면 모레(8일) 두 개의 결의안을 놓고 병합심사가 이뤄질 예정인데, 여야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4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김건 의원이 대표발의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 규탄 및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협력 촉구 결의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됐습니다.
김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북한의 전투병 파병은 국제법 위반이며,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며 “결의안은 국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규탄하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력의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건 의원이 대표발의한 결의안에는 “국회는 정부가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북러 군사협력 동향을 조기에 탐지”하고, “북러 군사위협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철통같이 지킬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 우리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분노하고 규탄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북한의 전투병 파병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둘째,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북한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민주당에서도 별도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김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을 바로 통과시키는 대신 다수의 안을 함께 심사하는 ‘병합심사’를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후속적으로 중단 촉구 결의안을 포함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법안소위에서 심도있는 토론을 거쳐 여야가 함께 결의안을 의결할 수 있도록 조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29일 김영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결의안에는 “국회는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이 동일하게 포함됐습니다.
또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한 군 병력을 즉각적으로 철수시키고 추가 이송계획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다만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에는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및 군 파병 등 직접적인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가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지적, “정부에게도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 등 한국 정부를 향한 요구들이 새롭게 들어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파병된 북한군의 활동 여부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두 개의 결의안은 이르면 8일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병합심사될 예정입니다.
다만 살상무기 지원 등에 대한 양당 간 입장 차이가 커 결의안이 원만히 통과될지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관련 기사>
이런 가운데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국회 결의안은 북한 파병에 대한 규탄에 집중해야 한다”며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습니다.
문 센터장은 또 북한 파병에 대한 규탄 외의 내용은 국회에서 따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북한군 파병이 불법이고 그걸 중단하라 라는 것에 집중을 해야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게 바람직한 접근이라고 봐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거기에 들어갈 내용이 아니죠.
앞서 서울시의회는 1일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군사도발 규탄 및 대북제재 강화 촉구 결의안’을 재적의원 65명 중 찬성 65명으로 가결한 바 있습니다.
서울시의회는 결의안에서 “북한의 도발행위와 러시아 파병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결정을 규탄하고 기존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결의를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