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사, 8년 만에 캄보디아 총리 면담...“외교관계 유지 안간힘”
2024.08.28
앵커: 캄보디아, 즉 캄보쟈 주재 북한 대사가 8년 만에 캄보디아 총리를 만나 면담했습니다. 최근 외교적 고립을 겪고 있는 북한이 남은 외교관계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최근(8월 20일) 사회연결망서비스 엑스(X) 계정을 통해 프놈펜의 평화궁에서 주캄보디아 장윤곤 북한 대사와 면담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넷 총리는 “올해는 두 나라가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두 나라 간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양국 간의 관계와 협력을 유지하는 장 대사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으며, 앞으로도 캄보디아 관련 부처 및 기관, 특히 외교부와 계속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장 대사는 노로돔 시아누크 선황이 김일성 주석과 맺은 북한과 캄보디아의 오랜 외교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또한 캄보디아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북한대사가 캄보디아 총리를 만나 면담한 것은 8년 만입니다.
지난 2016년 5월에 임명된 장 대사는 그해 8월 당시 훈센 총리를 만나 면담했는데, 당시 훈센 총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와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후 2019년 캄보디아가 대북제재 이행 일환으로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냈고, 북한인이 운영하던 12개 회사와 북한 식당 8개도 문을 닫았습니다.
또 앙코르와트에 세워졌던 북한-캄보디아 합작 박물관도 폐쇄하고 북한 국적자의 비자 연장도 하지 않으면서 경제적 이해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친선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탈북 외교관 리일규, “북, ‘수령지키기 외교’로 고립 자초”
북한은 최근 해외 주재 대사를 잇따라 임명하는 등 외교활동 재개에 나선 모습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재외공관 10여 곳을 폐쇄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적 파트너가 부족한 가운데 남은 외교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CAPS) 부대표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만남이 “북한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캄보디아는 북한이 국가 지도자를 만날 수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정권에 이익이 되는 국가에 대사관을 유지하고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울러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이 캄보디아에 대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캄보디아에서 불법 활동을 통해 어떻게든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사이버 노동자들이 캄보디아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해킹 공격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도 앞서 RFA에 “북한의 외교재개는 더 많은 수출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적 고립 속에서 외교재개에 나서는 북한의 이러한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