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10명 중 1명꼴 ‘현대판 노예’…세계 최악”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3.05.24
“북 주민 10명 중 1명꼴 ‘현대판 노예’…세계 최악” 북한 주민 1천명 당 '현대판 노예'는 약 104명으로 세계에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워크프리 보고서

앵커: 북한 주민 10명 중 1명 꼴로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세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인권단체 ‘워크프리(Walk Free)’24일 발표한 2023 국제노예지수(Global Slavery Index 2023)에서 일명 현대판 노예로 지내는 인구 비율이 가장 많은 국가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북한 인구 1천 명 당 104.6명이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등 노예와 같은 인권 착취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18년 조사 때부터 최근까지 아프리카 국가 에리트레아와 함께 현대판 노예 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에 머물러 있다며, 주민들에게 강제 노역이나 강제 병역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통해 결혼을 강요당하거나 이후 북송됐을 때 이에 대한 처벌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정치범 수용소, 교화소 내에서 일어나는 강제 노동과 가혹한 인권 침해의 심각성에 대해 언급하는 한편 해외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 노동 실태도 전했습니다.

 

각 정부가 현대판 노예 피해자들에 대한 사후 지원과 법적제도 등을 평가한 정부 대응점수에서도 북한은 100점 만점에 -3 점으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습니다.

 

현대판 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 없이 오히려 정부 주도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보고서는 이밖에도 정부 기관이나 기업들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생산한 제품들을 구매하는 사례도 지적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중 영국 정부는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방역용 보호장비를 조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에 의해 제조됐을 가능성이 큰 제품들로는 벽돌, , 석탄, 섬유제품 등이 지목됐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워크프리측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수용소에 있는 북한 주민들은 건설, 농업, 광업 및 제조 분야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킨다는 점에서 실제 강제 노동자 수는 우리의 추정치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에 양국 관계, 무역 및 기타 외교적 수단을 활용해 북한 정부가 제도적인 강제 노동을 근절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각 정부는 기업과 협력해 북한 주민들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이 전 세계에 공급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기업과 투자자들은 북한 노동자들과 연계된 업체와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베르타 코언 전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미사일 개발 등에 쓰이는 등

북한의 강제 노동이 무기 프로그램 개발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코언 전 부차관보는 또 북한에 노동 기준를 주민들에게 교육하는 정보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코언 전 부차관보: 더 많은 정부와 비정부 기구들이 대북 정보 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매우 강력한 정보는 국제기구와 다른 나라들에서 정한 노동기준에 대해 알리는 겁니다. 노동을 하면 임금을 받는 것이 특이한 게 아니라 표준이란 걸 말이죠.

 

코언 전 부차관보는 또 한국과 미국 정부가 대사, 인권특사를 통해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강제 노동 문제를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에 이어 인구당 현대판 노예 비율이 가장 높은 10개 국가로 에리트레아, 모리타니, 사우디 아라비아, 트뤼키예, 타지키스타,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쿠웨이트가 꼽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2021년 전 세계에서 현대판 노예로 지내고 있는 인구가 5천만명에 달한다며, 이는 5년전보다 1천만명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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