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공개회의 열었지만 공동대응 ‘불발’
2023.06.02
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에 관한 공개회의를 열었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위성 발사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며 강력 규탄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미국과 일본 등은 위성 발사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해 안보리 대북제재를 위반한 북한을 강력규탄하고 안보리 차원의 공식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는 이번 위성발사가 실패했지만 지역 긴장이 악화됐으며 국제법을 분명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수많은 미사일 발사를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로 이용하고 있다며 위성을 다시 발사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부대사: 북한의 위성발사는 해당 지역의 해상 및 항공 교통을 혼란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 등 이웃 국가들에게 경종을 울렸습니다. 동료 여러분, 이 이사회는 북한이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반복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 대응하여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습니다.
안보리가 북한의 비확산 문제로 공개회의를 연 것은 지난 4월17일 북한의 첫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이후 처음입니다.
진난달 31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발사체 ‘천리마-1형’을 발사한 것을 계기로 이뤄진 이날 회의에서 이시카네 기미히로 유엔 주재 일본대사도 북한의 제재 위반을 지적했습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대사: 북한이 최근 금지된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위성 발사 실패로 인해 일본과 지역 모두에 위협을 가했습니다. 이번 발사는 우주공간의 평화적 이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유엔 주재 영국대표도 “북한의 최근 용납할 수 없는 무모하고 실패한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는 명백히 이사회 결의를 또 한번 위반한 것으로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즈마리 디칼로(Rosemary DiCarlo) 유엔 정무평화구축국 사무차장도 이날 안보리 공개회의에 참석해 북한이 추가 도발을 행위를 중단하고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른 국제적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교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사회 분열은 북한을 강화시킬 뿐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가한 한국의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도 북한 도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공식 대응을 촉구하고 북한의 위성 발사 재시도 시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성명 채택이나 추가 제재 등 안보리 차원의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옹호하고 미국 등 서방과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외교의 문이 열려있다고 말하면서도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군사활동을 해왔다”며 “미국이 이러한 행동을 계속한다면 이것은 필연적으로 북한을 더욱 자극하고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5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직후 추가 제재 결의안을 발의했다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막혔고, 11월 발사 때는 의장 성명 추진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역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