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높이 쏘기 위해 어떤 탑재물도 없이 발사했을 거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전형적인 보여주기용 발사라는 지적입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당국은 북한이 12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가 6천㎞를 넘었고, 북한 미사일 중 역대 최장 시간인 약 74분간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18형이라면 최고 고도가 6 천 km (3천730마일)까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론적으로 3단 분리 후 후추진(Post-Boost system) 발사 때 발사체에 모형 탄두 등 어떤 탑재물(payload)도 없이 발사되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사일을 우주까지 발사시키는 추진체(Boost System)체계와 우주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발사체가 발사되는 후추진(Post-Boost system) 체계, 그리고 이 발사체가 다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재진입 체계(Re-entry System)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실러 박사는 이런 점에서 북한의 이번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어떤 탑재물도 없이 발사된 것 같다고 추정했습니다.
씨어도어 포스톨 미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과학·기술·국가안보정책 명예교수도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성18형이었다면 탑재물(payload)의 무게를 상당히 낮춰서 발사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포스톨 교수는 그게 맞다면 이번 발사는 북한이 정치적인 목적의 보여주기용 발사(demonstration launch)라고 평가했습니다.
포스톨 교수:그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다시 보여주고 싶어하는 겁니다. 더 높이 놀라가면 대부분의 사람은 왜 그런지 이유를 모릅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원하는 효과가 얻으면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잘 하고 있다는 모습을 만들고 싶어하는 겁니다.
미국 허스든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안보 석좌는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한 목적 중 하나는 한미일 간 외교적 성과를 방해(disrupt)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하고 있고,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 전 그리고 이달 말 미국의 핵전략잠수함(SSBN) 방한 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도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이번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 정찰기 경고 등과 함께 한미일 3국에 '우리를 너무 위협하지 말라, 우리는 능력이 있다, 외교적 관여 없으면 이 능력 계속 개발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하지만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 밖에 떨어졌다면서 이번 미사일 발사가 국제적으로 충격을 주는 측면에선 북한이 또 미사일 시험을 했다는 것 외에는 충격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포스톨 교수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정상각도로 발사되어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기술을 보이기 전까지는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고스 국장은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계속 개발해 대기권 재진입 및 다탄두 탄도미사일을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고스 국장:북한이 이 기술을 갖게되면 미국을 실제로 공격할 수 있는 살아있는(viable) 핵프로그램을 보유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지금의 현상유지가 바뀌면서 북한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 대리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이번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가 핵억제를 강화하고 국제사회가 거칠게 비난해도 계속 시험을 통해 전략적 능력을 키워가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의미있는 외교적 관여가 없다면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현 상태(Status quo)는 여러 위협들을 수반한 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