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미 관리들 “북한군 러 파병 ‘게임체인저’ 못 돼”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4.10.18
전직 미 관리들 “북한군 러 파병 ‘게임체인저’ 못 돼” 우크라이아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대공포를 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
/REUTERS

앵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게임체인저(game changer)’는 아니며 이보다 북한이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받을 무기가 큰 문제라고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지적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정원은 18일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특수부대 파병을 결정했고 이미 일부는 러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미 15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고 북한의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위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2천여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션 샤벳(Sean Savett)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이날 국정원의 이 발표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러시아를 대신하여 싸우고 있는 북한 군인에 대한 보도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관계가 상당히 강화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잔인한 전쟁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준의 절박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전직 관리들은 파병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대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북한군 1만 여명은 큰 수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와일더 전 선임국장] 파병됐다는 북한 병력이 정예부대라고 하는데 증거가 없습니다. 증거가 무엇인가요? 그들이 얼마나 잘 싸우는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병력을 정예부대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들이 그렇게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 대리도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미 파견된 1,500명의 북한 부대가 전쟁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양측에 배치된 병력과 무기 규모를 고려할 때 결코 게임체인저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과연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북한 특수부대 인력 1,000명 이상을 이런 식으로 희생할 의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북한담당분석관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군 파병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당하고 있는 폭력과 고통을 더욱 연장시킬 매우 우려스러운 발전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파병 북한군은 게임체인저라기 보다 게임을 연장시키는자’(game-prolonger)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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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무기정책 조정관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군대를 파병함으로써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받을 무기 군사기술이 큰 문제라고 우려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제가 생각하기에, 더 중요한 질문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쟁 지원을 위해 군수품 뿐 아니라 병력을 제공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어떤 종류의 군사 지원과 장비를 제공할 것인가입니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국장도 북한군 파병이 담고 있는 가장 큰 질문과 우려는 이 대가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어떤 군사기술을 지원받을 것이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그 대가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줄 지, 전술핵무기 기술을 줄지 어떤 것을 줄 지 모른다며 이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습니다.

미 관리들은 그동안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품을 지원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어떤 군사기술을 지원받을 지에 대한 정보가 분명하지 않다고 말해왔습니다.

다만, 로버트 켑키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지난달 4일 북한은 러시아에 군수품을 지원한 대가로 전투기,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장비와 원료 및 다른 고급 기술 등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6월에 체결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이번에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처럼 향후 유사시 러시아가 한반도에 파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미 전직 관리들은 가능성이 적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일러 전 북한분석관은 러시아가 김정은 총비서에게 힘을 사용해 현 경계와 상황을 바꾸는 행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믿도록 격려하겠지만 러시아 군대가 실제 참여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능성이 많은 것은 러시아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재래식 능력 강화에 필요한 부품, 자재, 연료, 식량 등에 대한 지원 계획을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개입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와일더 전 국장도 중국은 한반도의 불안정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에 더 위험한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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