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 파견 노동자들에게 귀국할 때 물건 대신 외화 현금을 가지고 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초 북한이 국경 봉쇄를 일부 해제한 후 중국에 파견되었던 외화벌이 노동자들이 조금씩 소규모로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가정 사정이 있거나, 건강이 안좋거나, 일을 잘 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는 노동자부터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요녕성 심양시의 한 현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요녕성에 나와 있는 북한 무역회사들이 노동자들에게 귀국할 때 물품 대신 외화 현금을 가지고 갈 데 대해 요구했다”며 “해당 지시는 심양 주재 북한 영사관에서 내려온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 며칠 사이 각 북한 회사들이 (북한)노동자들에게 귀국할 때 미국 돈 5,000딸라(달러)와 중국 돈 2만웬(위안)까지는 현금으로 가지고 갈 수 있으니 물품만 가져가려 하지 말고 현금도 가지고 가라는 내용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 노동자들이 집에 갈 때 현금(위안이나 달러)도 가지고 가지만 물건도 많이 가지고 간다”며 “북한에서 파는 물건 대부분이 중국산이지만 중국보다 가격이 비싼데다가 같은 물건이라 해도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노동자들이 귀국할 때 중국 물품을 많이 사 가는 것을 제한하지 않던 당국이 왜 갑자기 현금을 가지고 귀가하라고 하는지 모두가 의문스러워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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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요녕성의 다른 현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동강 시내 북한 회사들도 노동자들에게 귀국할 때 부피 큰 물건을 몇 개씩 가져가며 나라 망신을 시키지 말고 외화를 가져가 (북한) 국내에서 사용하라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조선(북한)으로 귀국할 때 미화 5,000달러, 2만웬(위안)의 인민 비(중국 돈)를 현금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 나와있는 북한 회사들이 노동자 월급을 매달 현금으로 직접 주지 않고 장부에 기록했다가 귀국할 때 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필요한 경우 노동자가 회계 부서에 가서 사유를 말하고 돈을 타 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 중국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가전제품, 생활용품, 옷을 비롯해 집에 가져갈 물품을 사는 등 귀국 준비를 위해 돈을 달라고 요청 해도 회사가 현금을 잘 주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이 국내에 부족한 외화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노동자들이 번 돈을 국내에 가져와 쓰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이번 지시에 대한 북한 노동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일부 북한 노동자들은 외화를 많이 가지고 귀국하면 당국이 충성자금이나 각종 지원금 명목으로 바치라고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이들이 “귀국할 때 물건을 많이 사가고 현금은 최대한 적게 가져가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