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태영호 한국 국민의힘 의원이 워싱턴D.C.에 있는 자유아시아방송(RFA) 본사를 방문해 현재 한국 정부만으론 중국 거주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아직 북송되지 않은 탈북민들을 위해서라도) 중국 당국이 강제 송환하지 못하도록 국제적인 그런 단결된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 국정감사차 미국을 방문한 태 의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한국 정부의 요구만을 가지고는 (강제북송을) 중단시키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이 아시안게임 폐막 직후인 9일 저녁 탈북민들을 비밀리에 대거 북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13일 최근 중국 동북 3성에서 다수의 북한 주민이 북한으로 송환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태 의원은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모두 공개적으로 중국에 북송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라며 “또 항저우 아시아게임 기간 중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나서도 북송하지 말 걸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공개적 요구와 물밑접촉에도 중국은 중국 내 탈북민을 ‘불법적인 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북송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제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 등이 규정한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은 고문,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 처우나 형벌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개인을 송환해선 안 된다는 국제법상의 원칙입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중국에 불법적으로 입국한 북한 국적자는 난민이 아닌 불법 이민자이며 이들에게는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태 의원은 강제북송 소식을 듣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면서 자신도 탈북을 결심하고 실행하면서 북한 당국에 붙잡힐까 매일같이 고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태 의원 : 수개월 동안의 구금생활과 강제노동 등 또 그중 일부는 수용소로 보내질 거고 탈북해서 한국으로 가려고 했다는 그런 게 드러날 경우에는 처형될 수도 있습니다. 당시 저도 이제 만약 탈북 과정에 그 어떤 예견치 못했던 변수가 생길까 봐 대단히 걱정했습니다. 아마 이번에 탈북 했다가 잡혀서 다시 북송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중국에서 아직도 구금 시설에 억류돼 있는 사람들은 강제 북송될까봐 아마 조마조마한 그런 마음일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미에서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미 국무부, 연방의회 의원들과 만나 중국의 강제북송에 대해 목소리를 모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태 의원 :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 정부도 목소리를 내달라는 것을 호소하는 보낸 편지도 전달할 예정입니다. 미 연방의원들에게 내일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전국 적으로 또 전 세계적으로 이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그런 캠페인이 일어나야 됩니다.
실제로 태 의원은 16일 오후 12시 30분 백악관 앞에서 미국 내 인권단체들과 함께 중국 내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을 막아달라고 호소할 예정입니다.
태 의원은 지난 13일 임명된 직후 방한한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는 이번에 아쉽게 엇갈렸다면서도 “빠른 시기에 만나 앞으로 어떻게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위해서 더 목소리를 내고 어떤 전략과 전술로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과 강제북송 중단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토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태 의원은 이번에 북송된 탈북민들에게 혹시 이 목소리가 전달된다면 “북한에 돌아가서 그들이 제발 생명이라도 안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에 방문한 터너 특사는 16일 중국 정부가 탈북민을 대규모로 추가 북송할 가능성에 대해 “중국에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길 촉구하지만, 그들(중국)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