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서 중고선박 또 구매 정황…유엔결의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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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중국의 중고 선박을 구매한 정황이 다시 한 번 포착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은 ‘이쳉’(YI CHENG)호 입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e)에 따르면, 이쳉호는 지난달 26일 북한 남포항에서 중국 다롄항에 도착했으며, 4일 현재까지 다롄항 인근 해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마린트래픽은 이 선박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토대로 이쳉호가 북한 깃발을 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 선박의 국제해사기구(IMO) 번호로 연동된 이름은 이쳉호이지만, AIS를 통해 발신한 선박명은 ‘사향산2’(Sa Hyang San 2) 호라고 밝혔습니다.

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 자료에 따르면2006년 건조된 4천448톤급 선박인 이쳉호는 건조 이후 지난해 3월까지 중국 깃발을 달고 운영되다가 이후 니우에로 한 차례 바뀐뒤 현재는 ‘알수 없음’(unknown)인 상태로, 현재 소유주는 중국 회사입니다.

이에 따라 이쳉호가 최근 북한으로 선적을 바꿨고, 이런 내용이 아직 IMO에 보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박 추적 웹사이트에 포착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의 중고 선박 구매는 유엔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중고 선박 구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지난해 4월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불법으로 사들인 선박 21척을 포함한 25척의 북한 선박을 제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는 지난 2018년 이후 추가 제재를 단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에서 해상 전문가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도 RFA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간 갈등으로 2018년 이후 북한 선박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북한은 주로 중국을 통해 선박을 구매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와츠 전 위원 : 북한은 위장 회사를 설립한 뒤, 중국이나 홍콩에 있는 중국 회사를 통해 선박을 구매하거나 빌리고 있습니다. 해운업계에서는 전통적으로 선박의 실소유권이 매우 불투명해서 이를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한편 RFA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에 질의했지만 4일 오후 현재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