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미 비난은 한미동맹 와해 의도”

워싱턴-홍알벗, 지정은 honga@rfa.org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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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7년 9월 23일 평양에서 열린 반미대결전 총궐기 군중집회.
사진은 2017년 9월 23일 평양에서 열린 반미대결전 총궐기 군중집회.
/연합뉴스

앵커: 최근 한국 정부를 표적으로 삼아 맹비난을 퍼붓던 북한이 갑자기 비난의 화살을 미국 쪽으로 돌렸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25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철회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결조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지난 1988년 각종 국제회의에서 북한 당국의 외교·군사정책을 선전하기 위해 설립된 곳입니다.

6·25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발간된 이 보고서는, 미국이 한국전쟁 준비를 주도했다면서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 북한을 겨냥한 핵위협과 적대시 정책에 더 매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한반도에서 전쟁이 멈춘 지 67년이 흘렀지만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가해오는 지속적인 핵위협을 제압하기 위한 힘을 계속 키울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이 길에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같은 날, 북한의 보고서에 대한 구체적인 논평은 피한채 6.25전쟁 기념일을 맞아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이날 공동 발표한 성명서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 국방부는 힘들게 이룩한 한반도 평화를 지키려는 확고한 의지를 견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과 남북 9·19 군사합의 등에 따른 약속을 준수하기를 요구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유엔의 결정에 대항해 자신들의 모든 위반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기 수십 년 전부터 미국은 북한의 전쟁, 침략 및 테러의 반복된 행동에도 불구하고 공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AN) 적성국 분석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러한 북한의 행보는 “한국과 미국 사이를 갈라 놓고 양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이 외교적인 관계를 잠시 중단하거나 벼랑끝 전술을 펼칠 때 보통 한미 간 균형을 무너뜨리고 대립을 촉발하기 위해 양국 사이를 갈라 놓고 압박을 가하려고 합니다. 한국의 진보 정권과 미국의 보수 정권 사이에 (균형을 무너뜨리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북한의 도발 문제를 해결하기 원한다면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비핵화를 우선시 한다면 “상대적으로 더 약한 힘을 가진 정권, 즉 북한은 (핵이라는) 그들의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카드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역시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대미 비난은 “한미 동맹을 깨뜨리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대미 비난을 통해 “한국에는 무관심하며 오직 북한과 갈등을 일으키는 데에만 관심있는 위압적인 외부자로 미국을 규정하려고 한다”며 “미국을 소위 나쁜 정권(bad guy)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는 이른바 ‘채찍과 당근’ 방식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김여정을 미국에 초대하고,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담보로 대북 제재의 중요 부분을 완화하며, 북한 주요 인사들을 남한으로 초대하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 또한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오랫동안 써오던 전략대로 위협을 가해 한국의 문재인 정권을 협력하게 유도하고 있다”며 “한국 전쟁부터 현 남북 갈등까지 모든 문제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을 갈라놓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그는 북한의 이러한 대미 비난에 대해 “미국은 지난 67년 간 대응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한국을 가까이 하고 북한을 억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이달 초부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비난 담화를 비롯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그리고 최전방 지역의 대남확성기 방송시설 재설치 작업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가운데, 지난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 회의에서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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