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중, 탈북민 강제송환 계속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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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과 중국, 양국의 외교부 장관이 만나 13일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에 관한 문제도 언급됐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은 13일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했습니다.

최근 60여명의 탈북민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돼, 특별히 관심이 집중된 주제인 ‘탈북민 강제 북송’에 관한 문제도 이 자리에서 논의됐습니다.

조태열 장관은 왕이 장관에게 탈북민 강제송환에 대해 우려를 전하며 이 문제에 대해 중국이 각별히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왕이 외교부 장관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변함이 없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탈북민에 관해 직접적인 대답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소 형식적인 이 답변에 대한 숨겨진 의미를 북한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먼저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외교부장관이 한 대답은 ‘탈북민에 관한 한국의 요청을 회피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대답을 회피한 거죠. 그리고 그게 무슨 뜻이냐면 중국은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한에 송환하는 것 외에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탈북자들의 권리와 존엄성보다 북한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들이 계속해서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의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은 앞으로도 한국이 아닌 북한의 요청에 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현재 중국은 국경을 더욱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고, 탈북자를 송환해달라는 북한의 요구가 있었다는 것을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중국이 탈북자 송환을 중단하라는 한국의 요청에는 사실상 응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요청에는 계속 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북한담당 분석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외교부장관이 한 대답은 모호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동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일러 분석관: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도 아니고 중국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을 거부한 것도 아닙니다. 왕이 부장의 발언에만 희망을 걸지 말고 중국의 실제 행동이 어떤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날이 갈수록 한국에 대한 적대심을 드러내고 우방국 지키기에 힘쓰는 북한은 이번 한중 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 통일연구원의 정은이 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한국과 중국의 외교장관이 만나 회담한 것에 대해 북한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 이제 북한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아무래도 이제 북한이 긴장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지금 현재의 전체적인 그런 추세로 봤을 때는 한중 관계가 그렇게 급격히 좋아지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그렇게 민감하거나 반응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정 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배경에는 현재 북한에게는 러시아와의 끈끈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중국과 북한은 이미 동맹 관계이고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북한을 방어하기 위해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