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미래기획위원회’ 발족...각 분야 탈북민 5명 참여
2023.02.28
앵커: 남북 통일 정책 개발과 통일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한 한국 통일부 장관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회가 발족했습니다. 한국 내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탈북민 5명도 위원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8일 장관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회’ 발족 소식을 알렸습니다.
통일 정책 개발 및 한국 내·외에서 통일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담당하는 기구로 정치·군사, 경제, 사회문화, 인도·인권, 국제협력 등 모두 5개 분과에 걸쳐 위원 34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는 통일부가 지난달 27일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위원회 신설 추진안에 따른 것입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지난달 27일): 분단 장기화 속에 민족 동질성이 옅어지고 통일 구심점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는 국민들의 강력한 통일 의지를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곧 출범할 ‘통일미래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민과 함께 ‘신 통일미래구상’을 수립하고 통일 미래의 비전과 추진 전략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1년 임기로 연임이 가능한 위원장은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맡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통일비서관을 역임하고 외교통상부 인권대사를 지낸 바 있습니다.
정치·군사 분과는 김천식 ‘통일을 생각하는 모임’ 이사장, 경제 분과는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사회문화 분과는 현인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인도·인권 분과는 이정훈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국제협력 분과는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원장이 각각 분과위원장으로 위촉됐습니다.
이 가운데 현인애 위원은 북한 김일성대 철학부를 졸업한 뒤 함경북도 청진의학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다 지난 2004년 탈북했고, 한국에선 이화여대 북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북한인권단체 ‘NK지식인연대’ 부대표를 지내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남북을 모두 경험한 한국 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취지에서 현 위원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탈북민 5명이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 출신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국제협력 분과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세계적인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통일이 되면 한반도가 안정된 평화지대로 변화할 것이라는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사회가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통일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역시 탈북민 출신으로 경제 분과에 참여하는 김영희 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장은 북한 경제 상황을 내부인의 시각으로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희 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장: 탈북민 위원의 역할은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서 경제 관련 전공을 하고 실무를 한 경험, 그리고 연구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분야일 것입니다.
정치·군사 분과 위원을 맡은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인도·인권 분야를 맡은 김금혁 씨도 탈북민으로서 위원에 위촉됐습니다.
통일미래기획위원회 회의는 분기마다 한 차례 열리며, 다음 달 9일 위원장단과 통일부 장관 간 상견례 면담을 거쳐 오는 3월 중순에는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첫 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와 민족 번영을 위한 중장기 구상으로 연내 발표 예정인 ‘신 통일미래구상’ 수립 방향을 논의하는 등 위원회가 통일미래 정책 개발에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위원회는 간담회와 세미나, 국제협력대화 등을 통해 통일정책에 대한 한국 내·외의 의견수렴 및 공론화 사업도 수행합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