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주 북한의 열병식에 등장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모형일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미국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안 윌리암즈(Ian Williams) 미사일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12일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ICBM, 그러니까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경우 지름과 길이면에서 북한의 이전의 것보다 크다"며 "이것은 이 미사일이 더 많은 연료를 운반하고, 더 무거운 탑재량, 그리고 더 큰 탄두 또는 여러 개의 탄두를 발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북한의 ICBM이 제대로 작동하는 미사일이라고 가정하면 미국에 매우 쉽게 도달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의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기능은 명확하지 않으며 미국 영토를 사정권에 넣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독일 'ST 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쉴러(Markcus Schiller) 박사는 같은 날 전자우편으로 "북한이 선보인 신형 ICBM 자체가 세계에서 제일 큰 것이 아니라 가장 큰 차량 이동식 ICBM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고체형 연료를 사용한다면 굉장히 더 위협적인 발사체가 될 것"이라며 "ICBM은 북한에서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겠지만 SLBM은 사거리가 3천 킬로미터 미만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하지만 쉴러 박사는 무엇보다 "북한이 이번에 열병식에서 선보인 ICBM과 SLBM은 모형이 틀림없다"며 "중국이나 러시아, 심지어 동독조차도 실제 미사일을 열병식 등에서 선보인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보여진 미사일 모형이 실제로 존재하는 미사일을 나타낸 것인지, 만일 그렇다면 원래 디자인과 얼마나 가까운 것인지 여부"라고 강조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빗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연구원도 이날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단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정보 분석가가 이번에 북한이 선보인 미사일에 대한 분석 자료를 내놓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만일 하나의 탄도미사일에 여러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MIRV, 즉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 (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 기능이 있다면 이것은 정말 미국 측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그러면서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는 그 능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SLBM은 사거리가 더 짧을 것이고 만일 잠수함이 미국 본토에 접근한다면 본토 공격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확실한 평가를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민간 비영리연구기관인 랜드(RAND)연구소의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연구원은 "어느 나라든지 열병식에서 선보이는 미사일은 모형"이라면서 "북한의 화성16호나 북극성4호 미사일의 경우 실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기 때문에 그것들이 실제 사용 가능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실제로 이것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고 이것이 여러 대 있을 경우, 잠재적으로 미국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에 대한 위협이기도합니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열병식이 끝난 직후 자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분석을 통해 "행사에서 선보인 화성16호로 추정되는 새로운 ICBM은 한 번 실험을 거친 화성15호 보다 길이가 약 4-4.5미터가 더 긴 약 25~26미터, 그리고 직경이 약 0.5미터가 더 큰 약 2.5~2.9미터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식 ICBM 으로 특성화됐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12일, 북한의 새 ICBM과 관련한 자유아시방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대해 "우리는 열병식과 관련된 보도를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분석 중이고 역내 동맹국들과 논의 중"이라는 지난 10일 밝힌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