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한민국’ 표현 첫 사용...전문가 “비하 의미”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3.08.29
김정은 ‘대한민국’ 표현 첫 사용...전문가 “비하 의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지난 27일 북한의 해군절(8.28일)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김주애의 동행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지난 5월 16일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현지 지도 이후 100여일 만이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해군장병들 앞에서 축하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처음 언급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비하, 비아냥의 의미가 담겼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2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7일 북한 해군절을 앞두고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축하연설에서얼마 전 미국,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실행에 착수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또국가핵무력건설노선이 밝힌 전술핵 운용 확장정책에 따라 군종부대들이 새로운 무장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며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강순남 국방상이대한민국국호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김정은 총비서가대한민국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총비서의대한민국표현 사용에는 “‘소위혹은주제에뜻과 같은 비하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또북한이 윤석열 정부와는 대화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자체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대한민국표현은 2국가 체제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조 선임연구위원은북한이 2국가 체제를 추구했다면 같은 체제ㆍ국가 안에서의 반역행위를 뜻하는역도괴뢰와 같은 표현을 안 쓸 것이라고 밝혔고김정은 총비서는 이번에도조국통일을 언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것은소위혹은 대한민국이라는주제에이런 비하 발언의 의미가 있고요.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북한이 같이 쓰는 말이괴뢰지역 혹은 윤석열역도이런 표현을 쓰거든요. 만일에 두 국가라면괴뢰라는 표현을 안 쓰죠.

 

김정은 총비서가 해군절에 해군 부대를 방문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이에 대해 조 선임연구위원은한미일 협력이 주로 동해에서 해군 합동훈련으로 나타나는 양상인데북한의 해군력은 전무하다시피 취약하다김정은 총비서가 해군사령부를 방문함으로써 본인들의 해군 무력을 강조하려는 과시성 행보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날 방문에는 딸 김주애도 동행했는데 김주애 동행이 보도된 것은 지난 5 16일 정찰위성 발사준비위 현지지도 이후 100여일 만입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김주애는 앞서 실패한 위성발사 현장에도 있었을 것이고 성공했다면 공개됐을 것이라며향후 계속해서 김정은 총비서 현지지도에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아직 공식적인 후계자 책봉식은 없었지만 지금 김주애의 행보는 김정은ㆍ김정일의 후계수업과 동일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 총비서가대한민국호칭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깡패 우두머리들이라는 표현을 함께 썼던 앞뒤 맥락에 주목하며존중하는 의미가 아니라 비아냥거리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실장은 북한이 2국가 체제 입장으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일부 분석에 대해서는만약 적대감을 갖고 쓴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북한은 일반적으로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 인용부호를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특별히 대한민국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쓴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북한이 어떤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 그런 표현을 쓸 때는 인용부호를 그 앞뒤에 많이 사용합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총비서의 해군 부대 방문과 관련해서는한미일 3국이 연합연습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을 바라보며 조속히 해군력을 궤도 위에 올려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전략무기(핵무기)를 해군에 인도하기 전 상황을 점검하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실장은 특히그동안 김정은의 첫째 아이가 아들일 것이라는 첩보가 있었지만 (아직 출처를 밝히기 어려운 고급 정보 등으로 미루어볼 때) 이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김주애가 첫째 자녀이며 후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총비서의대한민국호칭 사용과 관련해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한미일 군사협력이 긴밀화되는 것에 대해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부인하는 표현을 사용하며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고 “2국가 체제에 대한 의미도 담겼다고 본다며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상대적인 왜곡이라는 차원으로 남측을 보면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부인하는 표현을 통해서 현재 상황에 대한 북한의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봐야 되겠죠.

 

김 교수는 김정은 총비서의 해군 부대 방문에 대해서는그동안 핵ㆍ미사일ㆍ육군 중심의 접근을 보였다면 이제 해군도 챙긴다는 모습을 보여주며 군을 완벽하게 장악한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로 분석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김정은 총비서의깡패 우두머리들발언에 대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한미일 협력체의 획기적 진화에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며발언자의 저급한 수준을 드러내는 것으로 기초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언급에 대해 평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7최근 북한 정세 총평브리핑에서는 북한의대한민국표현에 대해스스로의 국가성을 강조하는 의미이며 "일각에서 말하듯 완전히 2국가론으로 갔으며 북한 주도적인 통일을 포기한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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