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최강일 대사, IAEA중심 핵관련 주요 역할할 듯”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3.16
us_snk_talk_b 지난 2018년 3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남북미 1.5트랙(반민반관) 대화에 참석했던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국장대행)이 헬싱키발 핀에어 AY085편을 이용해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북한 대사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최강일 전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부국장이 주 오스트리아 대사로 임명된 것은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서의 중추적 역할을 바탕으로 유럽 내에서 북한 핵문제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지도부 연구 전문가인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강일 전 부국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 대사에 임명된 것은 미국과의 핵협상 경험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오스트리아 대사의 주요 업무에는 국제원자력기구를 비롯해 핵 프로그램 문제를 다루는 것을 꼽을 수 있고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경제적 중심지로 대북제재 속에서 재정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 전 부국장은 재정적인 문제보다 북한이 미국과 향후 핵 협상이 있을 경우 유럽 국가들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최 전 부국장이 향후 있을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유럽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거나 외교적 해결이 지연될 경우 대북제재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외교력을 발휘하는 한편 국제원자력기구 내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치중할 것으로 고스 국장은 전망했습니다.

최 전 부국장은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윁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함께 미국 측과 의제를 협의하는 등 미북 핵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김광섭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대사가 취임한 지 27년만에 최강일 전 외무성 북아메리카 부국장으로 교체되고, 김평일 체코주재 북한대사 후임으로는 주원철 전 북한 외무성 유럽국장이 임명된 사실을 지난 14일 공식 확인했습니다. 주원철 전 유럽국장은 체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차석으로 근무해 체코어에도 유창합니다.

김평일 체코 주재 북한대사는 한 때 이복 형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일성 주석의 후계 승계를 두고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197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식 후계자로 내정되면서 김평일 전 대사와 그의 친누나 김경진은 백두혈통의 ‘곁가지’로 분류됐습니다. 김광섭 주 오스트리아 북한대사는 김경진의 남편입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국가주석의 둘째 부인 김성애의 아들 그리고 사위를 동시에 북한으로 귀국시킨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김 씨 일가의 다른 세력 계통인 이들을 북한으로 불러 들여 더 철저히 감시해 잠재적인 반대 세력을 형성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고스 국장은 2017년 이후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게 충성하는 젊은 층으로 북한 지도부의 세대 교체를 단행하는 맥락에서 젊고 유능한 외교관들이 유럽의 대사로 파견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정현(Jung Pak) 한국석좌도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른 권력을 중심으로 북한 엘리트 계층이 세력을 형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사 이동을 단행하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리들에게 그들의 생존과 생계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정권의 반대 세력이 형성되지 못하도록 막아 왔다는 지적입니다. (Kim has used leadership shuffles to prevent loyalties to other centers of power and remind bureaucrats of their dependence on Kim for their survival and livelihood.)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빗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과연 최강일 전 부국장의 주 오스트리아 대사 임명이 향후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등에 관한 합의의 토대 마련을 위한 것인지 등의 질문을 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박사는 이 같은 고위 외교관들의 임명이 향후 미북 대화 가능성에 어떤 시사점을 제시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를 담당했던 최 전 부국장을 해외 대사로 파견하면서 올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고 해도 미북 비핵화 협상의 재개는 더욱 어려워지게 된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서방 세계를 잘 아는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해임된데다 외무상 직에 군부출신의 강경파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임명된 것도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정성장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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