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새벽 도발 이어 오후에도 동·서해 포격

북한이 군용기 10여 대를 동원해 서·동부 비행금지구역 인근까지 접근해 위협 비행한 데 이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군용기 10여 대를 동원해 서·동부 비행금지구역 인근까지 접근해 위협 비행한 데 이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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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벽 시간에 동시다발적인 군사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오후에도 동해와 서해 해상으로 포사격을 실시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14일 새벽에 이어 오후에도 포병 사격에 나섰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쯤부터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80여 발의 포병사격이, 5시 20분쯤부터는 서해 해주만 일대에서 장산곶 일대까지 200여 회의 포성이 들리고 해상의 물기둥이 관측돼 조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동·서해상 낙탄 지점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로, 한국 영해에 관측된 낙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합참은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날 새벽에도 탄도미사일 발사와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 군용기를 동원한 위협 비행 등 동시다발적인 군사 도발을 감행한 바 있습니다.

새벽 1시 20분쯤엔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30여 발, 3시쯤엔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40여 발의 포병 사격이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이어 새벽 1시 50분쯤엔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고 비행거리는 700여km, 고도는 50여km, 속도는 마하 6으로 탐지됐습니다.

13일 밤 10시 반쯤부터 이날 새벽 0시 20분쯤까지는 군용기 10여 대를 동원해 한국 군이 유사시에 대비해 북한 상공에 설정한 전술조치선(TAL) 이남까지 내려와 위협 비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합참은 14일 오전 대북 경고성명을 냈습니다.

합참은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각각 9·19 남북 군사합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도발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합참은 또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연례적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을 실시한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을 상정해 실전적인 훈련을 진행하는 가운데 미측 전력도 참가해 상호운용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최근 북한이 공개한 일련의 미사일들을 탐지 및 방어하고 유사시엔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철도, 저수지 등 다양한 지역에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국의 감시와 ‘킬체인’ 능력을 의식한 회피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본다”며 이에 대한 대비도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한국형 3축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와 대응 태세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킬체인’이란 적의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무기 종류와 위치를 식별한 뒤 공격수단 선정, 타격 여부 결정, 공격 실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공격형 방위체계입니다.

한미일 북핵대표 간 협의도 이뤄졌습니다.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통화하고 북한의 도발 행위가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 표명과 함께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어 김 본부장은 ‘평화클럽’ 주한 대사들을 초청해 최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하고,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본다며 실험 감행시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평화클럽은 북한에 상주 공관을 둔 국가의 주한 대사 모임입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은 24차례, 순항미사일은 3차례 발사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7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공개하며 이는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이었으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도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