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주민들에게 당국에 대한'충성'보다 국가에 대한'애국'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장기간의 생활고로 당국을 신뢰하지 않는 주민 반응을 고려한 조치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0일 평양에서 2차 노동당 선전부문일꾼 강습회가 열렸습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4일간 진행된 당시 강습회에서 선전 부문 일꾼들이 주민 사상 생활과 새 세대의 정신적 성장을 노동당 앞에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주민 사상 선전에 총력을 기울일 데 대한 문제가 논의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당국이 선전 부문 간부들에게 일반 주민, 특히 청년층의 사상정신적 변화에 대응한 사상교양과 선전을 주문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연장선에서 북한이 최근 김정은과 노동당에 대한 충성보다 국가에 대한 애국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최근 각종 행사와 모임에서 충성보다 애국과 애국심이 강조되고 있다”며 “당국이 요구하는 애국과 애국심이 수령, 노동당에 대한 충성과 같은 의미이지만 선전 방식이 바뀐 것은 분명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몇 해 전 오랫동안 떠들던 ‘우리 수령 제일주의‘ 대신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등장하더니 요즘은 수령과 당에 대한 충성 보다 국가에 대한 애국과 애국심이 더 많이 언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이 나라(북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수령에 대한 충성이었다”며 “많은 부모들이 수령에 대한 충성의 표시로 자식의 이름을 충성, 충직, 충실, 효성이라고 지을 정도로 모든 것이 충성으로 귀결되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것을 최대의 애국이라 하고, 어렵고 힘든 부문에 자원하는 것도 애국, 나무를 심는 것도 애국, 맡은 일을 잘하는 것도 애국, 국기가 새겨진 옷을 입는 것도 애국심의 표현이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다 수령에 대한 충성으로 연결되던 것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요즘 당국이 ‘애국으로 단결하자’는 구호를 새로 제시했다”며 “충성이 통하지 않으니 애국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애국으로 단결하자’는 구호를 제시하면서 모두가 애국으로 하나가 되고 애국적 실천으로 당의 결정과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애쓰는 기풍을 확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전에는 행사장에 수령과 직결되는 노동당 기가 가득 했지만 지금은 국기가 더 많이 보인다”며 “충성보다 애국을 더 강조하는 이유는 요즘 청년들과 주민들이 김정은과 노동당을 신뢰하지 않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노동당이 인민의 신뢰를 잃은 것은 인민의 생활상 어려움을 말로만 걱정할 뿐 아무런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며 “충성이라는 철 지난 표현을 애국으로 포장한다 해도 달라질 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 당 혹은 당중앙이라는 표현은 정치 조직으로서의 노동당과 당 지도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김정은을 가리키는 의미가 더 큽니다. 따라서 당에 대한 충성은 곧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의미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