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김정은, 확실한 지원 천명 러와 더 밀착”

워싱턴-조진우 choj@rfa.org
2023.07.28
미 전문가들 “김정은, 확실한 지원 천명 러와 더 밀착” 북한 조선중앙TV는 28일 오후 3시부터 전날 밤에 열린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을 녹화 방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쌍안경으로 열병식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전승절 70주년 행사에서 러시아 대표단을 극진히 대접한 반면, 중국 대표와는 따로 만나지 않았습니다.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확실한 대북지원 의사를 보인 러시아와의 연대를 더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전승절’ 70주년 열병식.

 

김정은 총비서는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온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나란히 입장했습니다.

 

중국 대표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장관보다 격이 높은 부주석급인데도 멀찌감치 떨어져 뒤따라 나온 것과 대조적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전승절 전날인 26일에는 쇼이구 장관에게 무기 전시장을 직접 안내하고 환영 오찬까지 여는 등 극진히 대접했습니다.

 

그러나 리훙중 부위원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아닌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접견했습니다.

 

러시아는 전승절이란 행사 성격에 맞게 국방장관을 필두로 군사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군사대표단의 북한 방문은 지난 2012년 김 총비서 집권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반면, 중국은 당정 대표단이란 이름의 사절단을 보내 북한과 군사 공조에서 선을 그었습니다.

 

2018 99 열병식 때 중국 당 서열 3위였던 리잔수를 보낸 데 비해 급도 낮아졌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 보다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에 의전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중국 역시 북한에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홀대 논란이 향후 북중러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의 차이는 러시아가 북한에 더 큰 지지를 보여주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전 종전 70주년 기념식에 국방장관을 평양에 보낸 것이 이러한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은 전쟁으로 군사물자 부족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 대량의 포탄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적 비판에 맞서 유엔에서 러시아를 지지했다며 북러간 연대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이전보다 급이 낮은 대표단을 파견했지만 여전히 북한의 거의 모든 무역을 차지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유엔에서도 러시아와 함께 북한의 핵과 마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계속 거부함으로서 북한을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중국은 전폭적인 지원 메세지를 보내지 않은 반면에 러시아의 지원 메세지는 더 이상 모호하지 않고 확실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의 수준과 김정은 총비서의 의전 차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양국은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고위직 대표를 파견하면서 북한과 끈끈한 관계임을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러시아 국방장관의 참석은 현재 양국 간 안보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반면, 리홍중 부위원장의 참석이 구체적인 의미가 있는 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북미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지지를 나타내기에는 충분한 고위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중국이 앞으로 7차 핵 실험과 같은 북한의 전략적 야망과 관련하여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아직 알수 없으며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의 방북과 관련해 "러시아가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27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의 북한 방문으로 북한 비핵화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파텔 수석부대변인: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추가 (대북) 조치를 막고 북한이 이런 (불법) 무기들을 축하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데 얼마나 위해한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또 "우리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중국이 북한을 대화에 복귀시키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하는 데에 그 영향력을 사용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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