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 중동 우회 러에 로켓 지원 시도”
2023.07.31
앵커: 최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북한산 무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애초 러시아를 지원하려했지만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인데요, 미국 전문가는 중동과 아프리카 근처 해상에서 제 3국에 의해 발견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는 7월 28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서 우크라이나군 포병대가 북한산 로켓으로 러시아군을 공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구체적인 정황에 대한 설명을 애써 피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미 국방부는 7월31일 이 사안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우크라이나 정부에 문의하라”고 답했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 날 오후 열린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한반도의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북한과 북한의 제재를 돕는 이들에게 주저하지 않고 제재를 가해왔으며, 앞으로도 주저하지 않고 제재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커넥션을 차단한 데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중간에서 가로챈 북한제 로켓을 러시아군에 퍼붓는 상황이 부각되는 걸 꺼리는 듯한 인상입니다.
군사 전문가인 미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중동과 아프리카를 우회해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하려고 시도했을 걸로 예상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육로 운송으로는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통해 무기를 유럽의 전장까지 문제없이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운송 중 빼앗겼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해상 운송을 통해 수에즈 운하나 혹은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중에 중동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함선에 의해 발견됐을 수 있습니다.
이번 무기 압수는 그 동안 구축돼온 국제사회의 촘촘한 대북제재망으로 인해 북한이 노렸던 러시아 무기지원에 차질이 생긴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무기 수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위반이라며, 유엔 회원국이 제재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무기 압수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베넷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획득한 북한산 무기의 양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전쟁에서는 민간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양의 무기가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군의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다시 안전한 경로, 즉 북-러 국경을 잇는 철도 운송을 통해 러시아 군에게 무기를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판다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북한의 무기가 여전히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을 새삼 상기시켰다고 꼬집었습니다.
판다 연구원 역시 앞으로도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지난 29일 최근 전승절을 맞아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 등에서 필사적으로 무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 쇼이구 장관이 북한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곳에서 필사적으로 지원과 무기를 찾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북한을 포함해서요.
미국은 그 동안 여러차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이를 강력 부인해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