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회담 전후 북러 간 접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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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전후로 북한과 러시아간 교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북 러시아대사관 직원 일부가 교체되는가 한편, 러시아 공군 소속 여객기가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주재 러시아대사관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대사관 직원들이 평양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대사관 측은 “오늘 우리는 평양역에서 다시 한번 우리의 훌륭한 동료들, 좋은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배웅했다”며 “그들 각자가 고국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수년 동안 사심 없이 자신의 일을 해낸 진정한 영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대사관 측은 몇 명이 러시아로 돌아갔는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단체 사진에서 남성 6명이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아 이들이 평양을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러시아 외교관 등 신규 인력 20여명이 평양에 도착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이 2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외교인력의 입국을 허용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경 봉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최근 김정은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후로 북러 간 인적교류 등이 더욱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27일에는 러시아 군용기가 예고 없이 북한을 방문한 뒤 떠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실시간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다24’(flightradar24)를 확인해 본 결과, 26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평양에 도착한 러시아 공군 소속 일류신(IL)-62여객기는 하루 뒤인 27일 바로 평양을 떠났습니다.

이 여객기는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 군사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지 5일 만인 지난 달 초에도 예고 없이 평양을 방문한 뒤 모스크바로 돌아간 바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 모두 이번 여객기 방문 사실에 대해 함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 전문가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양국이 최근 공개적으로 군사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고 밝힌 점을 미루어 이 비행기가 무기나 군사 기술 이전에 관한 실무회담을 진행하기 위해 군 관계자들을 평양에 데려왔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선임국장의 말입니다.

고스 선임국장 : 제 생각에 그들(러시아)은 북한에서 러시아로 군수품과 물품을 이전하기 위한 물류와 관련해 아직 해결해야할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아마도 광범위한 합의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정확히 누가 무엇을 받는지 등 그런 일들을 시행할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북한전문 매체 NK뉴스는 최근(25일) 2018년 이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북한 여객선 만경봉92호가 러시아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 항구인 나진항 인근에 나타났다며 화물 등을 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만경봉 92호의 등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사이 이뤄졌다며 북러간 경제, 군사 협력에 따른 후속조치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과거 만경봉92호를 이용해 미사일 부품을 일본에서 북한으로 밀반입하고 마약을 일본에 밀수했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만경봉92호가 이번엔 러시아에 무기 등을 수출하는데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주목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