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미∙남북한 간 비핵화 개념 합의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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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교착된 미북 핵협상이 진전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남북한이 비핵화 개념부터 우선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9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미국과 대만 관계 관련 토론회 직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미국과 북한은 핵협상의 최종 목적지인 비핵화(denuclearization)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르거나 서로 다르면 여행 과정에서 중간 지점들을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은 남북한 및 미국 간에 비핵화 개념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는 것입니다.

그는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 개발 능력을 제거하는 것인데 북한은 아직 자신들이 말하는 비핵화 개념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오는 11일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협상 진전 방안에 대한 한미 양국 정상의 합의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심을 알수 있도록 북한을 계속 시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다음 조치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협상을 지속해 북한의 의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미북협상 재개를 위해 과도한 대북제재 해제를 주장한다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 북한이 북핵협상 진전을 위한 이유로 과도한 대북제재 해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다면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 의지가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튼 전 차관보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상대방의 말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번에 비핵화를 하라는 일괄타결 방식은 비현실적이라며 작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핵협상과 관련된 조율된(concerted) 조치를 도출하기 바라지만 북한의 계획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미 간 그러한 조치를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