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 ‘최종완결판’ ICBM 주장에 “효용성 매우 낮아”
2024.11.01
앵커: 북한은 전날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이 ‘최종완결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최종완결을 말할 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일 전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체는 이어 “이번 시험에서 전략미사일 능력의 최신기록을 갱신했다”며 “당대회가 제시한 국가핵무력 건설 전망계획에 따라 ‘화성-18형’과 함께 운용하게 될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9형' 무기체계”라고 주장했습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1일 ‘북한은 왜 백화점식 탄도미사일 개발을 하나’ 분석 글에서 “‘화성-19형’의 길이는 최소 28m 이상, 발사중량은 80톤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운용 기동성이 떨어져 유사시 실제 운용측면에서 효용성이 너무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장 교수는 이어 “이번 발사 전에도 한미 정보자산에 준비상황이 노출되었고, 유사시 이같은 노출은 선제타격의 대상이 돼 생존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문제를 노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화성-19형’은 실전용이기보다는, 지난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과업 중 하나를 달성하는 데 목표를 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1만 5천km 사정권 내 타격명중률 제고’를 국방력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과업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번 발사에서 북한이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 탄두를 탑재하는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 (MIRV) 실험을 했을 가능성과 관련해, 장 교수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다탄두 개발을 위해서는 후추진체(PBV) 기술이 필요한데, 북한이 현재 보유했는지 불분명하며, 고각발사로는 해당 기술 검증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 다탄두, MIRV 실험을 하려면 각 탄두를 원하는 위치로 보내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제 PBV라는 후추진체가 따로 필요합니다. 이제 제가 느끼기에는 어떻게 보면 그냥 대미 억제체계에서 우리가 이런 정도의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 엄청나게 큰, 무지막지한 것을 가져다놓고 그렇게 쇼잉을 하는 거죠.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도 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화성-18형’ 등 초대형 탄두를 탑재한 상태에서 1만 5천km 비행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 ‘화성-19형’ 시험발사에 나섰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지금과 같은 단일탄두 기술로는 유사시 공격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정밀한 미사일방어망에 요격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군사적 효용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권 명예교수는 이날 북한 매체의 발표가 있기 전에는 북한이 다탄두 실험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열어놨었다며, 향후 전개될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 1만 5천km라는 것은 전 지구 어느 곳이나 타격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북한은 이미 있는데 그 어려운 환경에서 ICBM이 고도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ICBM을 개발한다? 단일탄두를 갖는 기술 수준을 가지고는 실질적으로 군사적 효용성 측면에서는 의미가 없는 ICBM이라고 단정할 수가 있는 것이거든요.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이밖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일 분석자료를 통해 “‘화성-19형’은 기존 ‘화성-18형’과 달리 탄두탑재부가 뭉툭해졌다”며 “이는 다탄두 탑재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유 의원은 또 ‘화성-19형’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의 발사관 덮개도 ‘화성-18형’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 비해 짧고 뭉툭하다며, 다탄두형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통일부의 김인애 부대변인은 1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핵미사일 능력 과시, 대미 압박 목적과 함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안으로부터 시선 돌리기용”이라며 정치적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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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1일 전날 이뤄진 북한의 ‘화성-19형’ 발사에 대응해 대북 독자제재를 오는 6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재 대상에는 북한산 무기 및 무기 관련 품목 수출에 관여한 주모잠비크 경제무역대표부 전 대표 최광수,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 관여한 조선민족보험총회사 소속이었던 박춘산·서동명·김일수·최춘식·강성삼 등 북한인 11명과 기관 4곳이 포함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전날에는 고체연료 추진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들의 북한 수출·우회수출 등을 금지하는 맞춤형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 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