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제대군인 노동당 입당 제한”

북한 군인들이 지난 2020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2돌'(9·9절)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북한 군인들이 지난 2020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2돌'(9·9절)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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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군인들의 노동당 입당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복무를 마친 제대 군인 중 당원이 된 사람이 드물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노동당원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닙니다. 큰 공로를 세우거나 오랜기간 당국에 충성했음을 인정받아야 가능합니다. 노동당원은 의결권을 가진 정당원과 그렇지 못한 후보당원으로 구분됩니다. 만 2년의 후보당원 생활을 통해 자신의 충성을 다시금 검증 받아야 정당원이 될 수 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최근 10년 군복무를 마친제대군인 중 정당원은 고사하고 후보당원이 되어 제대 된(전역한) 경우도 드물다"며 "당국이 군인들의 입당을 제한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일하는 곳에 작년에 제대 된 청년 2명이 있는데 둘다 만기 복무를 마쳤음에도 당원이 되지 못했다"며 "이들에 의하면 제대 된 동창들 중 정당원이 된 사람은 거의 없고 후보당원이 된 사람도 몇 명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제대 후 3년간 당에 충성하는 정도에 따라 노동당 입당이 가능한 입당대상(후보)자에 속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가정 생활이 어려운 청년 한 명은 입당을 아예 포기한 상태이고 다른 한명은 그나마 당원이 되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학교 졸업 후 어린 나이에 군대에 간 청년들이 10년의 힘들고 힘든 군복무를 통해 건지는 건 단 하나 노동당 입당"이라며 "당원이 되어야 혹시 간부가 될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고 향후 자녀의 전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당원이 됐다고 누구나 간부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이런저런 사정으로 간부가 될 수 없는 청년들은 더 기대할 목표가 없다는 생각에 제대해 사회에 나온 후 비판을 받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며 적당히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점을 파악한 당국이 군인들의 입당을 제한하고 제대 후 사회에 나가 3년간 당국에 충성해야 입당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청년들의 충성을 유도하려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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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2일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연설하는 가운데 경호원들이 연설대 주변에 배치해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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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내 동생도 입당을 못하고 작년에 제대 되어 아직 청년동맹원으로 있다"면서 "동생은 입당을 포기하고 돈이나 많이 벌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연(휴전선)에서 복무한 동생은 분대장까지 했으나 번번히 힘있는 집 자식들에게 입당 순서가 밀려 끝내 입당 못하고 제대됐다"며 "다만 제대 후 3년간 맡은 초소에서당에 충성해야 입당이 가능한 입당 대상(후보)자 명단에 속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노동당 입당은 사회보다 군대에서 많이 시켰다"며 "군인들이 입당 하나 바라보고 10년 세월을 견디는 것인데 입당마저 잘 안 시켜주면 군복무를 열심히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군대에서의 입당을 제한하고 제대 후 사회에 나가 당에 더(3년간) 충성한 후 입당을 허용하는 이번 조치는 요즘 청년들이 당에 입당하겠다고 애쓰는 분위기가 점점 사라지는 상황을 더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