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애국심 호소 새 가요 공개…효과는?
2025.01.10
앵커: 최근 북한의 신년 경축 공연에서 공개된 신곡이 북한 주민들의 강력한 반응을 얻고 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신곡이 외부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지는 의문입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해 12월 31일 밤부터 올해 1월 1일로 넘어가는 새벽,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도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던 이번 북한 신년 경축 공연에서, 새로 공개된 북한의 신곡 3곡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무대 위 가수들은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우리는 조선사람’, ‘조국과 나의 운명’, ‘강대한 어머니 내 조국’이라는 제목의 신곡을 차례로 선보였습니다.
[신년 경축 공연 신곡 ‘우리는 조선사람’]
악기들의 강렬한 선율과 ‘끝까지 조국과 함께 가겠다’는 등의 절절한 가사의 조화는 북한 주민들의 감정적인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여운을 남깁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번 신년음악회에서 공개된 신곡 3곡이 북한 주민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강렬한 애국심을 격동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국가계획위원회 국장인 정광현은 “이번 공연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가요 《우리는 조선사람》, 《강대한 어머니 내 조국》을 비롯한 새 노래들은 시련과 도전보다 강하고 거세찬 우리 국가, 우리 인민 특유의 불가항력을 진실하고 철학적 깊이가 있게 반영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의 문화성 부상 박경철은 “시대정신을 반영한 특색있고 새로운 명곡들이 공연무대를 더욱 이채롭게 했다”며 “가수들의 훌륭한 노래형상, 그리고 변화무쌍한 조명과 배경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명곡의 사상 예술성을 더욱 완벽하게 보여줬다”고 극찬했습니다.
이번 신곡 발표는 음악을 활용해 북한 주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새해를 맞아 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헌신을 한층 더 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북한의 신곡이 젊은 세대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회령이 고향인 탈북민 박무영 씨는(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 RFA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신곡이 외부문화에 이미 익숙해진 북한의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박무영] (노래 가사가) 전혀 지금 청년들한테 와닿지 않고…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약간 외국의 악단과 견주었을 때 그렇게 별 큰 차이가 안 보이는 악단들도 만들면서 좀 더 우리가 변화가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도 외국 문화에 못지않게 이런 걸 하고 있다를 보여주면서 그러니까 충성심을 유도하는 거죠.
1999년에 북한을 탈출한 김은주 씨도 대중문화를 활용한 선전선동은 북한의 오래된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은주] 북한은 선전 선동이 전부라고 할 만큼 선전 선동에 열을 올리고 또 사상 교육이나 세뇌 교육 이런 것들도 이런 선전 선동의 방식 그러니까 이런 공연 문화죠. 노래 부르고 이렇게 모여서 하는 그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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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북한에서 공개된 노래 ‘친근한 어버이’는 파격적인 뮤직비디오(음악영화) 연출과 중독성있는 곡조로 큰 주목을 끈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의 ‘MZ 세대’ 즉 ‘장마당 세대’를 겨냥해 김정은 위원장을 어버이로 추앙하도록 선동하는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 김지수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