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서북도서 사격훈련 계속 같은 규모로 실시”

0:00 / 0:00

앵커 :한국 군 당국은 서북도서 사격훈련을 국내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해온 것이라며, 앞으로도 같은 규모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선 훈련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북한을 자극하기 위해 실시됐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 표명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7일 백령도와 연평도 일대에서 K-9 자주포를 동원한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한 한국 해병 6여단.

K-9 자주포를 동원한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은 올해 들어 4번째 실시된 것으로, 이날 훈련에선 약 30분 동안 자주포 2백여 발이 발사됐습니다.

지난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로 중단됐던 훈련을 북한 측의 합의 파기 및 한국의 합의 전면 효력 정지에 따라 7년 만에 재개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은 24일 서북도서 사격훈련 등 필요한 훈련을 앞으로도 같은 규모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3월과 11월 서해상 대규모 훈련은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이후 계획된 정례적인 훈련을 실시한 것입니다. 그런 훈련을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훈련이 비상계엄을 앞두고 일부러 북한 측을 자극하려는 의도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한국 군이 관련 입장을 표명한 것입니다.

군은 “서북도서 사격훈련 등은 9·19 군사합의 이전에도 있었고, 합의 중에도 가능한 여건 하에서 충분히 이뤄졌으며 합의 효력정지 이후에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됐던 해”라며 “장병들의 훈련을 제한하면 군이 위축되고, 훈련 부족으로 인해 전투력 유지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군이 서북도서 사격훈련을 재개하기 전, 군사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북한 군은 서해 NLL 인근에서 먼저 사격 도발을 감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 1월)]북한 군은 오늘(1월 5일) 9시경부터 11시경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백여 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한국 군은 비상계엄 사태로 연기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도상연습(TTX) 실시를 위해 미국과 협의 중이라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NCG 문제는 조속한 개최를 위해서 한미 양국이 현재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이든 정부 임기 종료 전에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텐데 일정이 협의돼서 회의를 하고 나면 그 성과 등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한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 이달 초 NCG 회의와 도상연습을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해제한 당일인 지난 4일 이를 연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drillw.jpg
서북도서 일대에서 해상사격훈련이 실시된 지난 6월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 스파이크 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한국 합참의장 “북 오판 않도록 대비태세 철저” Opens in new window ]

한미 , 내달 ‘NCG 도상연습’ 개최...북핵 시나리오 대응 Opens in new window ]

이런 가운데 한국 군은 북한이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물품을 반출하는 동향을 포착했습니다.

군 당국은 지난 2020년 6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앞두고 종합지원센터에서 물품을 옮기는 모습이 포착된 것을 감안해 이번에도 폭파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합참은 현재까지 폭약 설치 징후는 없으며, 단순 자재 운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합지원센터는 연락사무소 폭파 충격으로 외벽이 무너지는 손상을 입은 채 방치돼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북한은 경의선·동해선 육로 폭파와 개성공단 송전탑 전선 제거 등 남북 단절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대남노선 전환을 선언한 뒤 대남 기구를 전부 폐지했다는 잠정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올해 1~3월에 폐지한다고 발표한 8개를 포함해 모두 10여 개 대남기구가 폐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이를 반영해 지난해 발간한 ‘북한 기관별 인명록’에 수록된 대남 기구 11개 가운데 북한이 폐지를 발표한 5개는 올해 인명록에서 삭제하고, 나머지 6개 기구는 ‘폐지 추정’으로 표기했습니다.

노동당 대남 전문부서였던 통일전선부는 ‘당 10국’으로 명칭을 변경해 반영했는데, 지도부인 김영철과 리선권에 대한 의전과 예우로 볼 때 기구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