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도 김정은 생일에 신년 결의모임 조직
2025.01.10
앵커: 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에 맞춰 신년 결의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김 총비서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새해가 시작되면 당의 지시에 따라 충성의 결의를 다지는 선서모임을 갖습니다. 본래 국가에 대한 충성을 다지는 신년 행사인데 지난해부터 3일이 아니라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인 8일에 진행되면서 그에 대해 충성의 결의를 다지는 신년 정치행사로 변화됐다는 설명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오늘 도안의 각 공장, 기업소, 기관, 단위들에서 신년 결의모임을 가졌다”면서 “새해 첫 날에 진행하던 충성의 결의를 이제는 원수님(김정은)의 생일에 하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현장 녹음: 동무들, 오늘 우리 앞에는 지난해의 투쟁 성과를 더 높이 발양시키기 위하여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가 제시한 어려운 과업이 나서고 있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동지께서는 보고에서 2024년의 투쟁성과를 총화하시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수행의 마지막 해인 동시에 당창건 80돌을 맞는 2025년에 자랑찬 성과를 이룩해야 한다고…
소식통은 “과거 수십 년간 여기서는 새해가 시작되면 1일과 2일에 설 명절을 쇠고 3일에는 충성의 결의를 다지는 행사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총비서의 생일에 맞춰 충성결의를 다지라는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새해에 진행하던 신년행사가 총비서의 생일에 맞춰진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관련 기사>
북, 주민들에 ‘유사한’ 신년정책 학습 강요 —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9일 “어제(8일)는 신년 행사로 충성의 결의모임을 했다”면서 “각 기관 기업소, 사회단체 별로 전원회의 결과보고서 관철을 위한 맹세를 다진 행사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결의모임은 (김정은) 총비서가 당중앙위원회 제8기 11차 전원회의에서 밝힌 2025년의 새로운 투쟁목표를 무조건 관철하겠다고 결의하는 행사”라면서 “잡도리를 단단히 하고 더욱 분발하여 올해의 투쟁목표를 무조건 점령할 것을 다짐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하지만 신년 첫날에 진행하던 선서모임에서 새해의 결의를 다지곤 하던 주민들은 열의가 없이 참가했다”면서 “총비서의 생일인 8일이 돼서 새해 결의를 하게 되면서 새해 목표라는 의미를 별로 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해 들어 (일과시작) 첫 날(3일)에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 앞에서 다지던 충성의 맹세가 김정은의 생일에 맞춰지면서 새해의 희망과 목표 실현이라는 이미지가 퇴색되는 분위기라는 지적입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새해가 시작되면 국가적인 정치 행사로 진행하던 충성의 선서모임을 지난해 처음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인 1월 8일 신년 결의모임으로 조직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