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에 ‘유사한’ 신년정책 학습 강요
2025.01.08

앵커: 북한 당국이 새해를 맞아 올해에도 주민들에게 예년과 유사한노동당 신년정책 학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새로 제시한 2025년 신년 사설 전문을 입수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어제(6일)부터 도 내의 모든 공장, 기업소, 단위들에서 신년정책을 학습하고 있다”면서 “최근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 결정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내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또 “신년 학습은 ‘당창건 80돐이 되는 뜻깊은 2025년을 위대한 승리와 영광으로 빛내이자’는 제목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2024년 12월 전원회의 결정을 철저히 관철하여 우리(북한)국가의 눈부신 존엄과 변혁상을 만방에 떨치자는 내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하지만 신년정책 학습에 참가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하나 같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면서 “학습회 장소가 춥고 협소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올해 신년학습도 과거와 별로 다르지 않은 상투적인 문장들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학습의 ‘전례 없이 극난한’이라는 표현은 과거의 ‘전례 없이 간고한’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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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이번 주부터 올해 당정책의 총적 방향에 대한 신년정책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모든 주민들이 신년사학습때처럼 빠짐없이 참가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은 아침에 출근하여 조회시간에 1시간씩 학습에 참가해야 한다”면서 “신년정책 학습은 원래 진행하던 아침독보 시간에 강사나 조직별 책임자가 작업반원들에게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그러나 피복공장 등 생산공장에서는 마이크를 통해 신년정책 사설을 작업현장에서 낭독한다”면서 “한해를 시작하는 지금 과거와 같은 내용을 학습하게 된 주민들은 (학습내용이)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당의 거창한 신년정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면서 “주민들을 배불리 먹일 방도도 없는데 당창건 80돐을 맞이한다고 인민생활이 나아지겠냐며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때문에 앞으로 당이 제시한 신년정책의 결과도, 인민생활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당에서는 올해에는 무조건 ‘5개년계획’을 완수해야 한다며 신년정책 학습에 주민들을 내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김정은 총비서의 육성 신년사를 TV를 통해 방영한 후 이를 주민들에게 학습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연말에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에 대한 공동사설로 신년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