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개 우라늄 농축시설 제3의 장소에?

워싱턴-이상민, 노정민 lees@rfa.org
2024.09.17
미국의 민간위성 플래닛랩스가 올해 강선 단지를 하늘에서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 지난 2월부터 강선 단지 본관 남서쪽 측면에서 시설 확장 공사 작업이 시작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Planet Labs, 위성사진 제작: 노정민

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최근 방문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평양 인근의 강선 단지일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한 가운데 알려지지 않는 제3의 시설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인근에 위치한 강선 단지(Kangson Complex).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주시하고 있는 북한 내 우라늄 농축 관련 핵시설입니다.

비교사진 - 왼쪽.jpg 비교사진 - 오른쪽.jpg


국제원자력기구는 지난 826일 발표한 북한 안전조치 적용에 대한 보고서에서 강선 단지를 영변에 있는 것으로 보고된 원심분리기 시설과 함께 농축(Enrichment)’ 분야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전에 보고된 것처럼, 평양 인근에 위치한 강선의 보안 구역 내에 있는 건물 단지는 영변에 있는 것으로 보고된 원심분리기 농축시설과 유사한 인프라(기반구조)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보고 기간동안 이 단지에서 지속적인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24 2, 강선 단지의 본관 남서쪽 측면에 새로운 별관 건설이 시작되어 사용 가능한 공간이 확장되었다이 별관은 2024 4월 초에 외부 공사가 완료되었고 2024 5월에는 본 건물 인접 지원 건물이 개조되고 확장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본관 및 별관을 연결하는 쉼터가 건설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민간위성 플래닛 랩스가 강선 단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지난 2월 강선 단지 본관 남서쪽 측면에서 시설 확장 공사 작업이 시작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월에 공사 현장이 파란색 지붕으로 덮어지기 시작했고 4월엔 공사 현장 전체가 파란색 지붕으로 가려졌습니다. 그리고 5월 공사가 마무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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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만에 시설 확장 작업이 마무리된 것입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김정은 총비서의 우라늄농축시설 방문을 소개하며  김 비서가 '능력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공사 현장을 돌아봤다'고 보도해 이 내용에 미루어 강선 단지가 김 위원장이 방문한 시설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는 지난 13인터넷사회관계망 ‘X’에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김 총비서의 우라늄농축시설 방문 사진과 강선 단지 건설 모습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비교하며 김 총비서가 방문한 우라늄농축시설이 강선 단지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교수는 20028월 강선 단지 건설 현장을 찍은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내부 벽 받침 기둥(Interior wall support columns),  외부 사무실과 받침 공간(Exterior office and Support areas), 내부 농축 공간(interior enrichment hall)이 이번에 김정은 총비서가 핵시설 내 계단 위를 올라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에 나오는 구조와 동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래 사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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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강선단지 시설 확장 공사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나타난 이중지지 받침(Double support beam), 기둥받침대(Columns supports), 수직 받침대(vertical supports)의 모습이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에 나오는 것과 동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래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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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미국의 민간위성 분석가 제이콥 보글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기초로 강선 단지 시설 확장은 더 많은 원심분리기를 놓을 공간을 추가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원심분리기 운영에 관련된 추가 장비를 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역임한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강선 단지 시설확장 공사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칸막이들을 세워 공간을 구분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이런 구조는 원심분리기를 놓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볼 때 이 공간은 사무실, 창고, 작업장에 적합한 것 같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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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 매체가 소개한 사진에 나오는 김정은 총비서가 방문한 우라늄농축시설이 강선 단지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강선 단지가 우라늄농축시설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
하이노넨 연구원] 국제원자력기구의 문서를 잘 봐야 합니다. 그들은 ‘강선 단지’를 우라늄농축시설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농축과 관련된 곳이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강선 단지는 우라늄농축시설이 아니라 원심분리기를 제조하거나 이를 시험하는 곳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예로 위성사진에 따르면 강선 단지가 2층 혹은 3층 건물로 보이는데 1층에 원심분리기를 배치하고 위층에 사무실 등을 둔다고 하는 구조라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위층이 1층으로 무너저 내려 워심분리기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는 오히려 김정은 총비서가 방문한 우라늄농축시설은 알려지지 않는 북한의 제 3의 시설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하이노넨 연구원] 1990년대 말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를 받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장소에 설치했습니다. 영변은 아닙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요원이 그 때 항상 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선도 아닙니다. 강선은 그 때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상민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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