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트럼프 정부 첫 비난…설전 이어질 듯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5.02.03
북, 트럼프 정부 첫 비난…설전 이어질 듯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언급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REUTERS

앵커: 북한이 2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첫 공식 비난을 내놓은 데 대해 미북관계의 큰 변화 없이 양국간 수사적인 공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2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언급한 데 대해 강력 규탄하며, 미국의 어떠한 적대적 도발 행위에도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2기 트럼프 행정부에 내놓은 첫 공식 비난입니다.

 

전문가들은 루비오 장관의 ‘불량국가발언과 이에 대한 북한의 비난이 놀랍지 않다며 양국이 현재 수사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로이 스탠가론 월슨센터 한국역사·정책국장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여(engagement)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않는 한, 그리고 김정은이 이에 상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양국 관계는 기존의 익숙한 패턴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회의적인 인사들로 채워진 만큼 루비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불량국가(rogue state)’라고 언급한 것이 놀랍지 않으며, 북한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예상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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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4일, 당시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주 J.S. 도턴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당시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이었던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AP

 

미 연구기관 로그 스테이츠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는 현재 미북 관계가 실질적인 행동보다는 언론을 통한 발언 경쟁에 집중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카지아니스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국내 문제, 특히 관세 정책과 같은 사안에 더 집중하고 있다" "북한 또한 미국의 주요 외교 현안으로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과 같은 도발적인 행동은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북한은 연초에 핵이나 ICBM 실험을 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양측이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혼재된 신호(mixed signals)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초기 발언들은 북핵 폐기가 아닌,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미국의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혼선이 정리되는 듯했고, 미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은 동맹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강조하며 미사일 방어 협력 확대를 언급하는 등 기존의 강경한 기조를 유지했다고 풀이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의 강경한 수사적 공방이 향후 대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강화와 러시아로부터의 대규모 지원이 대화 재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트럼프 정부 비난에 대한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논평 요청에 백악관과 국무부는 3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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