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군사 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대 112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재단법인 세종연구소가 26일 서울에서 주최한 ‘미국 대선 및 러북 동맹관계 복원과 한국의 핵전략’ 포럼.
발표에 나선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RAND)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5~10년 사이에 북한이 300~500기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추세를 생각하면 북한이 당장 30기의 핵무기를 가졌는지 50기의 핵무기를 가졌는지 추정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또 그레고리 존스 랜드연구소 연구원이 앞서 발표한 논문 내용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핵무기 67기에서 최대 112기 생산하기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를 강압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미래 어떤 시점에 핵무기를 사용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제한적 핵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한국의 많은 도시, 주요 군사시설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고 미국에도 일부 피해를 주기에 충분한 수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한국은 북한의 제한적 핵공격 시나리오에 대한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RAND) 선임연구원: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핵무기 몇 기를 사용해도 자신의 신변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북한이 제한적 핵공격을 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여러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 다른 발표자인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 연구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순항 미사일, 핵탄두 소형화 관련 기술을 지원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차세대 순항 미사일을 개발, 생산하도록 도울 가능성은 매우 높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했던 칼리버(Kalibr, SS-N-30A), 혹은 기존 SSC-8 관련 기술이 이전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또 북한이 무엇보다 러시아에게 바라는 기술은 핵탄두 소형화 관련 기술일 것이며, 이미 수십 년 전 기술 도약에 성공한 러시아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터스 연구원은 “만약 러시아가 이러한 기술을 제공한다면 장기적으로 동북아뿐 아니라 미국에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증강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도 논의됐습니다.

데릴 프레스 다트머스대학교 교수는 이 자리에서 “워싱턴 선언에 포함된 계획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기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간 대타협을 이룰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즉, “한국은 미국의 동북아 지역안보질서 구축 노력에 발맞춰 보다 진일보한 조치를 취하고, 미국은 대신 핵전력을 다시 한반도에 전진배치하거나 한국형 핵공유 협정을 개시한다”는 것입니다.
프레스 교수는 “이 경우 현재 한미동맹의 분열을 위협하는 두 가지 문제는 오히려 한미가 더욱 긴밀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데릴 프레스 다트머스대학교 교수 :한미가 서로 답답해하는 상황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미국 주도의 지역안보에 협조한다면, 미국에게 더욱 억제력을 강화하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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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핵무장도 대안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김민형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외 다른 국가로의 핵 확산 가능성, 즉 ‘핵 도미노 현상’ 가능성은 차단한 ‘통제된 핵확산’이 한미동맹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제언했습니다.
한국의 핵무장은 한반도의 안전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핵무장한 한국과의 동맹 강화는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토론에 나선 이정규 전 주스웨덴 대사도 “핵무장한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한미 핵동맹’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고, 북핵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10조에 의거해 핵무장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임을 국제사회에 성공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핵확산금지조약 10조는 ‘각 당사국은 비상사태가 자국의 지상 이익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본 조약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