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박 “김정은, 협상 통한 핵보유국 인정 어렵다고 판단”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4.03.06
정 박 “김정은, 협상 통한 핵보유국 인정 어렵다고 판단” 5일 미 민간단체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북한의 전략적 변화 속에서 미국의 정책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정 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오른쪽).
/RFA PHOTO-이상민

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한국과의 평화적 통일 거부 선언 후 대남기구를 정리하고 대남 위협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한국 내 분열을 의도한 전술보다는 장기적인 전략 변화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5일 미 민간단체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북한의 전략적 변화 속에서 미국의 정책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정 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박 대북고위관리는 북한의 최근 상황을 3가지로 진단했습니다.

첫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며 전술핵무기 대량생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수중핵공격 드론(무인기), 군사정찰위성과 같은 고급 역량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둘째,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말 한국과의 평화적 통일 목표를 거부하면서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정책을 뒤엎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한국을 향해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수사들과 남북 협력 및 한국과의 관여를 담당해온 기구들을 해체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끝으로  지역 및 지구적 안보에 매우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낳고 있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박
: (이런 움직임들과 관련해)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장기적 전략적 변화를 취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적들 내에서 분열을 일으키거나 분열을 이용하려는 전술이냐는 질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현 시점에서 우리는 체제 유지나 그 수단으로 핵보유국이라는 국제적인 인정을 얻으려는 김정은의 주요 목표가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바뀐 것은 김정은이 미국이나 한국과의 협상을 통해 주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북고위관리는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신 냉전(new Cold War)’ 개념으로 세계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박
: 이런 가운데서도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목표를 계속 추구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대화와 외교 뿐이라고 계속 믿고 있습니다.   

그는 북한이 관여에 관심이 없을 지라도 어떤 수준에서든 전제조건없이 대화재개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북한의 침략을 억제하고  북한 인권 증진과 북한 무기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금을 끊는 데 두배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의 중요성을 중국 측에 계속 강조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교역의 90%을 차지하고 정치, 군사적으로 대북 영향력이 큰 중국이 유엔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고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도록 압박하며 북한이 역내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활동을 자제시킬 수 있도록 중국 측에 계속 독려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커가는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의 위험성을 중국 측에 부각시켜 왔다며 북러 군사협력은 중국에게 중요한 역내 안정에 미치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 대북고위관리는 행사 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별도로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러 군사협력을 우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 측에 물어보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지난달 류사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화상회담을 한 것으로 아는데 이 때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중국 측 반응이 어떠했느냐는 질문에 당시 나온 국무부 언론자료 외에는 답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국무부는 지난 1 21일 정 박 대북고위관리가 류샤오밍 대표와 화상회담을 갖고 점점 더 불안을 초래하고 고조시키는 북한의 행동과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양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필요성과 대화 및 외교로의 복귀의 중요성 그리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 증대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한편, 정 박 대북고위관리는 이날 한반도 비핵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과정에서 중간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 박: 궁극적인 비핵화로 가는 길에서 중간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앞서 미라 랩-후퍼(Mira Rapp-Hooper)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4일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중간 조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