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자 “북, 미북정상회담 결렬 후 무기개발 본격화”
2022.04.07
앵커: 미국의 정보 당국자는 북한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전략적 대안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의 시드니 사일러(Sydney Seiler) 북한 담당관은 올해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2019년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총비서에게 남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습니다.
7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석한 사일러 담당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은 김 총비서에게 미국이 대북제재와 압박,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인시켰고, 대안(alternative path)으로서 결국 자신의 체제 안정보장을 위해 무기 개발로 돌아섰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과학발전과 무기체계발전 5개년 목표를 밝혔고, 자신만의 길을 가기로 선택한 김 총비서가 계획대로 저위력(low-yield) 무기, 핵탄두 소형화, 극초음속 미사일 등 새로운 무기를 시험개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일러 분석관은 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에서 미루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일부 분석이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 1년 간 미국이 뉴욕 채널(창구)을 통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북한에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북한에서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해 실망감(disappointment)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사일러 분석관은 북한이 대신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과 협상에 관심이 없고, 협상으로부터 어떤 기대도 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 미 정부가 새로운 능력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일러 담당관: 북한은 자신들의 (무기) 능력을 보여주길 원하며, 우리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북한에 대한 압박과 지속적인 제재는 북한의 무기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자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날 회의에 함께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올해 미북 간 외교적 관여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은 동맹국과의 관계 결속과 방어태세 강화에, 북한은 핵능력 개발을 통해 각자의 레버리지, 즉 지렛대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참석자인 우드로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수미 테리 국장은 2017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동참했던 때와 달리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추가는 추진하기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미국 독자제재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직접적인 대남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