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원자로 재가동해 영변 핵시설 가치 강조”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1.09.09
“북, 원자로 재가동해 영변 핵시설 가치 강조” 지난 7월 27일 Planet Labs Inc가 공개한 영변 핵시설단지의 위성사진 모습.
/AP

앵커: 북한이 최근 원자로를 재가동한 것은 영변 핵시설의 가치를 미국에 강조하기 위한 의도적 행동이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가 9일 개최한 화상 간담회.

존 박 미 하버드대학 한국 프로젝트 국장(Korea project director)은 이 자리에서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에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019년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당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는 대신 유엔 대북제재 5건을 해제해 주는 것은 좋은 거래가 아니다”라는 미국의 생각을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이번 재가동 조치에 담겨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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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박 미 하버드대학 한국 프로젝트 국장이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9일 개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영변 핵시설 재가동과 관련해 말하고 있다. /간담회 영상 캡쳐


존 박 국장: 북한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북한의 관점에서 영변(핵시설)과 핵무기의 가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본 겁니다. 그래서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 징후는 북한의 일관된 입장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선임국장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변 핵시설 재가동은 하노이 회담 당시의 협상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대미 도발 행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국장: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기꺼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겁니다. 또 미국이 대북 강경자세를 계속 유지하면 도발을 강행하겠다는 뜻도 있습니다.

한편 존 박 국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 정권 수립 73주년을 맞아 9일 개최한 열병식과 관련해 자신을 필두로 한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즉, 코로나비루스의 잠재적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박 국장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지금 북한은 스스로 자초한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산 ‘시노백’ 코로나 백신을 거절한 것은 북한 당국이 효능이 입증된 미국산 백신을 원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북한 당국이 최근 주민들에게 백신이 해답은 아니라며 국경통제 등 코로나 방역 조치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0일 북한 당국이 철저한 국경봉쇄 등 코로나 방역 조치를 극단적으로 강화하면서 북한 내부정보가 부족해졌고 이로 인해 미국 정부가 대북정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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