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당 의원들 “북핵 대응책 전면 재검토해야”
2022.10.26
앵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전술핵 재배치, 핵개발에 대한 의견도 수렴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는 26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고조되는 북한의 핵 능력과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3성 장군 출신인 한기호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북한의 핵무기가 어디까지 갔는지 구체적인 실상을 알게 됐다”며 “미국의 확장억제를 어떻게 구체화해야 하는지를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핵 재배치, 핵 공유, 핵 개발에 대해 내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위원장은 다만 “이날 하나의 안이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위는 오는 31일 세미나를 열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간 이후 이르면 11월 초 정부에 건의사항을 전달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기호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 실상, 구체적인 상태가 어디까지인지를 논의했는데 상당히 우리가 예상한 이상으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가 진행됐습니다. 핵 재배치와 핵 공유, 핵 개발 등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가 있었습니다.
공개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는 북핵 대응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한 위원장은 “지금까지 북한 비핵화 정책의 모든 것이 다 실패했다고 전제한 후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고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북한이 언제든 한국을 향해 전술핵 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공언했다”며 “북핵 대응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그동안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못하도록 하거나 핵능력 고도화를 억제하는데 중점을 두고 대응했는데 이제 전략을 바꿀 때가 됐다”며 “북한이 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핵 재배치, 핵 개발 방안에 대해서도 열린 논의를 하겠다는 태도를 내비친 것과 달리 이 장관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첫 번째”라고만 밝히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분명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보공유부터, 기획단계, 계획단계, 훈련, 연습 등의 과정까지 우리가 더 많은 관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가겠다는 것입니다.
이 장관은 이후 빈센트 브룩스·로버트 에이브럼스·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연합사령관을 만나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의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 장관은 연합사령관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미동맹이 한반도 평화의 핵심축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미동맹의 지지자로 활동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브룩스·에이브럼스·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한미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미국 사회에서 한미동맹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한편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김승겸 합참의장이 서해 세종대왕함, 중부전선 2군단 등 호국훈련 현장을 찾아 군사대비태세와 합동작전 수행능력을 점검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합참의장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도발할지 모르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며 “도발이 있을 시 효과적인 합동전력 운용으로 단호히 대응해 승리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습니다.
한국 해병대도 이날 경북 포항 일대에서 대규모 합동상륙훈련인 해상ㆍ공중 상륙돌격을 전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합동상륙훈련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18년 쌍룡훈련 이후 4년 만입니다.
군은 통상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합동상륙훈련에 대해 발표하지 않지만 올해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을 이어나가는 상황 등을 고려해 ‘경고 메시지’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훈련 모습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