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개발 고집하면 자연재해 피해 지속될 것”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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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n_field.jpg 사진은 북한 황해남도 태풍 피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옥수수밭에서 강풍에 쓰러진 줄기들을 정돈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은 올해도 몇 차례의 태풍으로 수많은 가구들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으면서 식량 부족 상황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정권이 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는 이상 만성적인 자연재해 피해는 계속해서 이어질 거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수년 전 탈북한 북한 고위 관리 출신 김명 씨는 지난 2일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는 길은 무기 개발과 같은 군사 중심의 정책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고문은 북한이 지리적으로는 주변 국가들처럼 지진, 쓰나미와 같은 대형 자연재해를 당할 위험이 적지만 정부 차원의 재난대응능력이 떨어져 큰 자연재해 피해를 입고, 나중에 복구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행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 Commission)가 발표한 전 세계 위기 및 재난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재난으로 비롯된 위기 수준이 조사대상국 191개 중에서 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함께 고위험군(39위)에 포함됐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Greg Scalatieu) 사무총장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러한 결과는 자연재해를 일으키는 지리적 요인 보다는 북한 정권이 재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서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은 유럽연합 보고서에서 재난 위기에 대한 고위험(high risk) 집단에 속하는데 이는 자연재해 위험에 자주 노출돼서가 아니라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위원회 기고문은 또 그 동안 김정은 정권이 ‘자연재해’를 북한 주민들의 기아와 빈곤 상황을 합리화시키는 도구로 이용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자는 올해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피해 복구 작업과 주택을 새로 짓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피해 복구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지도자 우상화를 위한 선전활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자연재해와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북한 정권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80일전투’라는 혹독한 명령을 내렸다고 지적했습니다.

기고문은 또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북한이 비핵화를 비롯한 무모한 군비 경쟁을 멈추고, 대신 이 예산을 빈곤 감소, 보건, 재난 대응, 기후변화 대처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비핵화를 차치하더라도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로부터 재난 방지에 대한 실질적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유엔 기구, 비정부기구는 투명성을 필요로합니다. 북한에서 어떤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핵심은 ‘접근성’과 ‘투명성’입니다.

한편 영국의 제임스 호어(James Hoare) 전 북한주재 대리대사는 4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무기개발 정책은 자연재해 방지를 위한 외부 원조를 제한한다고 말했습니다.

호어 전 대사는 자신이 평양에 주재하던 2001년 당시 북한이 영국 측에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건축 기술에 대한 훈련 지원을 요청했지만 당시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핵개발 우선정책으로 영국이 이를 거부한 사례를 들었습니다 .

그는 또 1990년대부터 심각해진 산림 황폐화와 이후 잇따른 재삼림 정책의 실패로 홍수 피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총 산림 면적은 1990 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당시 690 만 헥타르에서 2020 년에는 603 만 헥타르로 연간 평균 3 만 헥타르가 유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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