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미, ‘북핵 딜레마’ 놓인 중국 압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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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전문가들은 한미 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딜레마에 놓인 중국을 보다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5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한중 정상은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이 “보편적 가치”를 강조한 반면 시진핑 주석은 “다자주의”를 언급하며 국제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중국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만 밝히며 온도차를 나타냈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완곡하게 전달했다”며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 구도에서 북한이라는 가치있는 카드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차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핵 능력을 계속해서 증강시키면 북한은 중국에 대한 더 큰 자율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고 “중국은 대외적으로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없다는 것을 알리게 될 것”이라며 현재 중국 역시 북핵에 대해 고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현재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전략자산을 추가 전개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는 것도 중국 입장에서는 딜레마”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차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라는 의사를 표했지만 지금처럼 한미가 우선 억제력을 높이는 방향이 “논리적으로 맞다”며 “그대로 가는 것이 정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중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정말 북한이 말을 안 듣고 뛰쳐나가버리면, 그렇다고 미국 쪽에 가서 붙지는 않겠지만, 지금 분위기대로 뛰쳐나가버리면 대외적으로 정말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는 꼴이 된다는 것입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역시 “북핵 문제로 인해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는 것, 미국의 전략자산이 추가 배치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에게 핵실험 등을 조금 자제해달라는 이야기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김 교수는 “김정은이 7차 핵실험 강행으로 중국과의 관계에 어떤 손상이 발생할지 고민하겠지만 결국 핵실험 강행 시에도 중국이 자신을 버리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주한미군까지도 증강하겠다는 이런 이야기가 지금 솔솔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중국에게 바람직스러운 상황이 아닌 것이죠. 그래서 암묵적으로 핵실험을 자제해달라는 어떤 메시지가 알게 모르게 (북한에) 좀 들어갔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는 한미ㆍ한미일의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이 중국에게 압력으로 작용했고 예정에 없던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미ㆍ한미일 공조 강화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며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 :앞뒤 바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 바퀴에는 한미 관계 혹은 한미일 관계가 있어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 중국을 대화로 이끌어내는, 교류 협력의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축이 될 수가 있습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역시 “북한이 (7차 핵실험 강행 등) 지나치게 한반도 긴장 수준을 높이면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중국의 대북 역할론에 부정적인 인식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강 교수는 “한국이 억제력을 구축하려는 방향으로 가는 것,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과 안보에 대해 분명한 움직임을 가져가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고 “외교의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외교의 정상화다, 정상적 외교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태에서 한중 관계, 남북 관계 이런 것들이 진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