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외교 당국자는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협의에 나설 경우 윤석열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보상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여철 주영 한국대사는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 하우스)가 15일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지난 30년간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우선순위에 차이는 있지만 ‘당근과 채찍’ 전략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사는 그러나 현 윤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기존 행정부와 달리 비핵화에 대한 보상과 북 위협에 대한 억제력에 신뢰성(credibility)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사 :상대방의 행동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경고와 보상이 모두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윤 행정부의 '담대한 구상'은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대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Your warning should be credible, and your rewards should be credible to change your opponent's moves. In that regard, audacious the audacious initiative by President Yoon offers genuine credible options.)
윤 대사는 북한 도발에 대한 방어태세를 강화하고, 필요시 적절한 상응 조치를 해왔다며 특히 한미일 3국간 협력 강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 위협에 대한 군사·외교적 조치와 더불어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의 길로 들어설 경우 그에 따른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사는 협상 초기에 신속하고 과감한 대북제재 면제, 인도적 식품 및 의약품, 비료 제공 뿐 아니라 나아가 전력 및 운송 기반시설의 현대화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 구축은 한국 뿐 아니라 역내외 지역의 자유 평화 및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지낸 위성락 전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핵 위협에 대해 윤 정부가 이전 정부보다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북한이 도발을 더욱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위 전 대사는 현 정부가 북한과 함께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어떻게 다룰지가 가장 큰 외교적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과거 냉전시대 때와 같이 한국이 북·중·러와 관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외교적 여지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위 전 대사는 윤 정부가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있고, 중국, 러시아에 대해 아직 명확한 전략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국제적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다자주의적 접근을 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한미일 3자간 공조 강화를 바탕으로 호주(오스트랄리아)나 영국 등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위 전 대사는 2009년 열린 북핵 6자회담에서 당시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서 한국 측 수석대표로 북핵 협상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