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년 전술핵·전략핵·정찰위성 ‘3축’ 구체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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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내년 전술핵과 전략핵, 정찰위성 등 이른바 3축을 중심으로 한 핵미사일 고도화 기조를 취할 가능성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남북대화 재개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이 16일 서울에서 ‘2023년도 한반도 정세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기자설명회.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내년 ‘선(先) 핵미사일 고도화’ 기조 속에서 교역과 경제 정상화를 통한 안정적인 내부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군사 측면에선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3년차를 맞아 전술핵, 전략핵, 정찰위성을 기반으로 한 ‘3축’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전술핵탄두 투발수단 다양화를 통한 전술핵무기 완성, 고체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통한 전략핵무기 확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을 통한 실전화, 여러 차례의 발사 실험을 통한 위성 개발 등이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이 정권수립 75주년, 즉 9·9절과 전승절 70주년 등이 있는 내년을 역사적인 해로 규정한 만큼 대규모 행사가 개최될 것이라며, 중국·러시아 정상급을 초청한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한미공조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당장 감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중국·러시아 등과의 외교관계,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 기술적인 측면 등 여러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핵실험 준비 동향을 노출하면서 대미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내년에도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은 낮으며, 이른바 ‘강 대 강’ 국면이 지속되면서 군사적 긴장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 실장은 북한이 내년에도 핵·미사일 고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을 비난하고, 대화 이전에 대북 적대시 정책을 먼저 폐기하라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어 역대 최장기간인 4년 이상 단절된 남북 간 공식 대화가 복원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내년 3월까지로 예상되는 북한 군 동계훈련과 7~9월 하계훈련, 이와 맞물린 한미 연합훈련 시기에 긴장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실장은 다만 “미국 행정부가 바이든 대통령 임기 후반 외교적 업적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대북정책에 나서면 미북 대화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날 한국국방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해를 넘겨 감행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상규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술핵무기와 초대형 핵탄두 개발 등 기술적·전략적 측면에서 추가 핵실험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이어 핵실험 시기는 핵실험장 준비상태와 지질의 안정성, 대내외적 여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내년 2분기에는 실험이 가능한 기술적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북한이 올해 탄도미사일 발사에 많게는 미화로 5억 4천만 달러 가까이 쏟아 부었고, 고체엔진 ICB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상민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 병행개발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의 토폴-M, 중국의 둥펑-31A와 같은 고체 추진 ICBM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에 처음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 실장은 북한이 기존의 액체 추진 ‘화성’ 계열 ICBM도 개량하고 있다며 사거리를 짧게 한 개량 화성-15형의 경우 하와이 공격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한국을 방문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북핵 문제와 관련해 “IAEA가 더 큰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창구를 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 “3번 갱도를 복구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북한이 3번 갱도를 복구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출입구와 도로 주변을 보면 이런 활동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IAEA가 북한으로 사찰단이나 인력을 다시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