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추가 핵실험 감행하나… “정치·기술적 수요 커”

서울-이정은 leeje@rfa.org
2024.01.23
북, 올해 추가 핵실험 감행하나… “정치·기술적 수요 커” 2018년 5월 25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2번 갱도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앵커: 지난 2017 96차를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북한이 올해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 입장에선 정치적으로, 또 기술적으로도 추가 핵실험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 2022년부터 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동향을 포착했으며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해왔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를 핵실험을 재개할 적기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오는 4월 한국 국회의원 선거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주요 정치 일정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고강도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올해 핵 전쟁 위협을 고조하면서 차기 미 정권과의 핵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려 할 것으로 내다보며 미 대선 전후로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올해부터 내년까지 계속 전쟁 분위기를 만들 겁니다. 한반도의 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차기 미 정권과의 협상 등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그러려면 한반도 위기가 최고로 고조가 돼야 되고 그 말은 정치적으로는 반드시 7차 핵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김정은 총비서와의 핵 협상 타결을 시도한 바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해질 경우 북한은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핵 강압을 극대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추가 핵실험의 기술적 수요도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3월 공개한 전술핵탄두인화산-31의 파괴력을 스스로 확인하고 주변국에도 이를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화산-31형을 다양한 투발 수단에 탑재하기 위해서도 여러 차례의 핵실험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야포, 어뢰, 지뢰, 단거리미사일 등에 적용할 소형 전술핵 개발을 위한 핵실험을 연속적으로 실시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북한이 지금 한반도에서 이렇게 첨예한 대립관계에 있을 때에는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것, 전술적인 환경에서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것, 상대방이 방어하기 곤란한 것들을 다양하게 만드는데 이런 것들이 소형 전술핵입니다. 이런 것들은 각자 목적에 맞게 여러 번 핵실험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7차뿐만 아니라 7, 8차 계속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또 차기 수소폭탄 개발을 위해서도 핵실험이 더 필요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약 400m 깊이의 3번 갱도가 약 800m 깊이의 4번 갱도보다 먼저 복구된 정황을 볼 때 북한이 고위력 전략핵무기 보다는 저위력 전술핵무기를 위한 실험을 우선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 유지와 보수를 위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 매체인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 16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의 관리동과 지원 시설, 지휘통제 구역 주변에서 제설 작업 정황, 차량 운행 흔적, 직원들이 모여있는 모습 등이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복구된 3번 갱도와 제반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7차 핵실험 실시 여부는 온전히 김정은 총비서의 결정에 달린 것이 사실이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에서의 이러한 활동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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