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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단행된 시리아의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관한 정보를 미국이 적극 공개했던 이유는 북한의 핵 확산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미 정보기관의 전 책임자가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007년 9월5일 밤 11시께 시리아 북부의 키바르 상공. 이스라엘의 F-15 전투기 3대가 사막 한가운데 건설 중이던 상자 형태의 건물을 공습합니다. 목표물은 북한의 지원 아래 시리아가 건설 중이던 핵 시설.
이스라엘 공군은 당시 F-15 전투기 10대를 야간 비상 훈련에 소집해 이 중 7대를 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저공 비행토록 해 시리아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등 극비리에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이후 줄곧 당시 사건에 대한 언급을 거부해온 이스라엘과 달리, 미국은 이듬해인 2008년 4월 24일 백악관이 직접 나서 시리아의 핵 시설에 대한 공습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같은 날 마이클 헤이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상하원 의원들에게 관련 정보를 비공개로 브리핑했습니다.
헤이든 전 미 중앙정보국 국장은 당시 시리아의 핵 시설에 대한 공습과 관련한 정보를 미국이 공개한 이유가 북한의 핵 확산에 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09년 2월까지 미국 중앙정보국을 이끌었던 헤이든 전 국장은 이달 초 발간된 한 정보 관련 잡지와 회견에서 이를 “매우 복잡한 정치적 문제”였다고 회상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헤이든 전 국장은 북한의 기술 지원 아래 건설 중이던 시리아의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뤄진 직후 가장 중요한 문제가 비밀 유지였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그 이유로 “중동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헤이든 전 국장은 “만약 공습 사실이 더 많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시리아가 책임있는 행동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비밀 유지가 필요하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스라엘의 공습 사실이 알려져 시리아가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할 경우 자칫 전쟁이라는 오판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 못지 않게 이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차 제기됐습니다. 공습을 불러온 북한과 시리아간 핵 협력의 다른 한 축인 북한이 핵 확산에 관여하고 있다는 우려 탓입니다.
헤이든 전 국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시리아의 보복 공격에 대한 우려가 점차 줄어든 반면 북한의 핵 확산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졌고 이때문에 이스라엘의 시리아 핵시설 공습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헤이든 전 국장에 따르면 2007년 4월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에 대한 전모가 드러났고 이듬해인 2008년 9월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뤄진 이후 해가 바뀌면서 정보 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행정부 안에서 점차 커졌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중앙정보국이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매우 강력히 주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