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 국가정보분석관 “북 군사도발땐 한국 대북정책 시험대”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3.12.28
전 미 국가정보분석관 “북 군사도발땐 한국 대북정책 시험대” 27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한ㆍ미 공보역량 강화 회의에서 한ㆍ미 공보 관계자들이 천안함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앵커: 북한이 내년 초 과거 천안함 폭침과 같은 군사도발을 감행해 한국의 윤석열 정권이 실제로 강경하게 대응하는지 시험하며 한국의 대북 정책을 바꾸려할 수 있다고 전직 미 국가정보국 북한담당 분석관이 평가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측근들에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내년 초 북한이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북한담당 분석관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날 국정원이 언급한 북한의 군사도발은 과거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북한 목함지뢰 매설과 같은 활동적(Kinetic)이고 치명적(lethal) 군사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재래식 군사도발은 외교의 한 방법이라며 이 도발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바꾸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켜 한국 내 정치 상황을 (북한에 유리하게) 조성하고 미국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토론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것입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군사도발에 그동안 말해왔던 것처럼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위선을 보이는게 되고 강경하게 대응하면 한국 내 야당이 윤 정권의 과잉 대응으로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비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윤 정권이 한국 국민들부터 이런 압박을 받길 바라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입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201584일 한국 육군 수색대대 부사관 2명이 비무장지대의 한국 측 철책통로에서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은 사건 당시 보수정권인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강경히 대응했지만 이를 비난하는 한국인들이 있었다면서 북한이 원하는 것은 이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지난 10월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이스라엘 군이 강경하게 보복했는데 지금 국제사회는 이런 이스라엘에 자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김정은 총비서는 군사 도발을 통해 한국의 윤 정권과 내년 한국 총선 후 다수당의 대북정책이 북한에 유리하게 바꾸려 시험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하면 한국 내에서 그동안 한국이 미국과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과의 전쟁을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선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어 북한이 도발하면 미국이 또 다른 전쟁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냐며 한국과의 군사협력 등에 대한 반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수년동안 이 목적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고 평가하면서 그렇지만 북한은 또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어떤 군사도발을 할 지 모르지만 핵실험을 할 경우 한국 내부에서 한미 워싱턴 선언을 폐기하고 핵협의그룹’(NCG)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미 동맹 관계에 큰 부담될 것이라며 이것이 김정은 총비서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 북한지도부 전문가인 켄 고스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은 지시 관련 첩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의 침공 의도에 대한 정보를 미리 흘려서 러시아의 전략과 작전 속도를 훼손시킨 것과 비슷한 목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고스 국장은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같은 재래식 군사도발을 하면 상황이 북한 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제임스 패넬 미 전 태평양함대 정보국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와 내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는 중국의 대만 침공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 중국이 이 선거에 영향을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김 총비서도 중국처럼 한국, 미국 선거 등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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