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고위층, 판문점 선언에 회의적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8.05.04
snk_summit_HUG_B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 후 포옹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의 일부 고위 간부들은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대수령들의 업적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핵을 완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일 “최근 중앙의 일부 고위간부들 속에서 북남수뇌상봉의 결과인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 “지도자께서 우리(북한)의 목숨과도 같은 핵을 완전히 포기할 리가 없다는 주장이 깔려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중앙방송과 텔레비죤에서 북남수뇌상봉으로 인해 한반도에 통일의 문이 활짝 열린 것처럼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고위 간부들은 노골적으로 하급 간부들에게 판문점선언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내가 잘 아는 중앙기관의 한 고위간부는 북남수뇌상봉에 마냥 흥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지금은 주민들이 통일 분위기에 도취돼 있지만 북남관계는 현실적으로 많은 장벽들이 놓여있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도 3일 “고위 간부들일수록 외부정세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면서 “판문점선언에서 우리가 핵을 포기한다고 했지만 위(김정은)에서 말하는 핵포기와 국제사회가 주장하는 완전한 핵 포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당의 한 간부가 지금껏 선대수령들과 원수님(김정은)은 외세를 몰아내고 조국을 통일하기 위해 핵을 개발해 왔는데 오늘에 와서 힘들게 구축해 놓은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 체제를 포기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냐고 반문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 간부는 가까운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판문점선언은 전적으로 남조선 하기에 달려있다면서 과거 진보라고 하는 노무현 정권시절에도 여러 가지 북남경제협력 사업이 남측에 의해 무산된 경험이 있음을 상기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간부는 특히 남조선이 만약 판문점선언을 이유로 우리의 인권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 골치 아픈 일이 생기게 된다고 우려했다”면서 “우리는 핵포기와 인권문제를 절대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판문점선언도 무산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전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간부들은 당국이 지금까지 리비아의 핵포기 과정을 주민들에 교양 시킨 까닭은 핵을 포기한 결과 카다피와 리비아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하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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