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 창건일 계기로 무장기동대 주민단속 강화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3.10.10
북, 당 창건일 계기로 무장기동대 주민단속 강화 중국에 인접한 북한 지역에서 군인이 행인들을 검신하는 단속 현장.
/연합뉴스

앵커: 북한 당국이 노동당 창건일(10.10)을 맞아 주요 도시에서 안전부 무장기동순찰대의 야간순찰을 강화했습니다. 길가는 주민들을 불러 세워 신분을 확인하고 몸까지 뒤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과 지방의 주요 도시에는 안전부에 소속된 한 개 대대 무력의 기동대가 주둔해있습니다. 각 시, 군 안전부에도 10~15명 정도의 사병들로 구성된 기동순찰대가 있고 분주소(파출소)에도 전문 순찰을 담당한 안전원이 있습니다.

 

지난 7 27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 무장기동순찰대도 한 개 종대가 참가했습니다. 무장을 갖춘 기동순찰부대가 한 손에 방패를, 다른 손에 군견을 끌고 등장한 것인데 주민들 속에서는무섭다’, ‘몸서리 친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9당창건 기념일을 맞아 안전부 기동순찰대가 순찰과 단속을 강화했다한해 한해 안전부의 주민 통제와 단속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밤 9시가 되면 김일성, 김정일 동상 주변과 청진역 주변 등 청진 시내 곳곳에서 무장기동순찰대가 오가는 주민들을 단속하고 있다신분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밤에 어디로, 무슨 일로 가는지 캐묻고 확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전에는 무장기동순찰대가 밤 10시부터 순찰을 했는데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 이어 10일 당 창건일을 맞아 최근에는 오후 5시 통금이 지난 밤 9시부터 길 가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이어서 “기동순찰대가 자기 눈에 수상해 보이거나 배낭이나 가방, 짐을 지고 가는 사람을 단속하고는 짐과 심지어 몸까지 다 뒤지는데 여성도 예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며칠 전 밤에 자체로 만든 빨래비누를 넣은 마대(포대)를 메고 가던 주민이 도 기동순찰대에 단속되었는데 주머니에서 중국 돈 110위안(미화 15달러)이 나온 것을 트집 잡아 시비를 걸며 단속품이 아닌데도 장사 물품을 가지고 기동대로 가자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던 중국 돈 100위안(미화 13.7달러)을 주고 풀려났습니다

현재 북한에선 중국 돈의 소지가 허용되지만 개인 환전에 대해선 단속과 통제가 엄격합니다.

 

소식통은 이어 “도 소재지인 청진시의 경우 도 안전부 소속 무장기동순찰대, 구역안전부 기동대, 분주소 순찰안전원과 같이 다니는 노동자 규찰대까지 3부류의 기동대가 있다이들이 범죄방지보다는 어떻게 하나 트집을 잡아 주민들의 돈을 뜯어내려 하는데 마치 먹이를 만난 이리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단천시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단천에서도 야간에 기동순찰대가 오가는 주민들을 단속하느라 여념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엊그제 제분소에 전기가 오는 시간을 맞춰 밤에 조카 결혼식에 쓸 떡가루와 국수를 누르려 쌀 15kg과 강냉이 40kg을 싣고 가던 주민이 기동순찰대의 단속에 걸렸는데 도적질한 게 아닌지 일일이 확인하는 동안 3시간 넘게 기동대원들에게 잡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가루를 내거나 국수를 눌러주는 곳을 제분소, 혹은 방앗간이라고 부릅니다. 제분소나 방앗간에는 보통 공장 기업소 설비가 가동되지 않는 야간에 전기가 공급됩니다.

 

그는 이어서 “기동순찰대가 진심으로 나쁜 짓을 막고 범죄자를 붙잡기 위해 그렇게 열성적으로 노력했으면 해결 못한 사건이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안전부가 도적놈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분주소 순찰담당 안전원을 제외한 시 군 안전부 기동순찰대는 다 어린 병사들이라며이들 대부분이 힘있는 집 자식들로 10년간 하전사 복무를 마치고 안전원으로 뽑히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 대원들이 벌써부터 돈맛을 알고 돈을 뜯어내기 위해 주민들을 못살게 구는 것을 보면 치가 떨린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10일 당 창건 78주년을 맞아 관영 노동신문을 통해 "세계적 강국으로의 눈부신 비약이 이룩됐다"고 주장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절대 충성을 요구했습니다.

 

또 10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 창건일을 기념하는 국기 게양식과 불꽃놀이가 열렸다고 이신문은 전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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