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달 말 전원회의...전문가 “강대강 기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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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이달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자리에서 강대강 기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1일 김정은이 전날 주재한 정치국회의에서 이번 달 말 당 중앙위 제6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원회의는 공식적인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당 중앙위가 소집해 대내외 문제들을 논의ㆍ의결하는 주요 정책결정기구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당ㆍ국가정책의 집행을 결산하고 내년 사업계획과 현재의 중요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2023년은 정권 수립 75주년, 전승절 7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며 5개년 계획 완수의 결정적 담보를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방대한 과업” 추진을 위한 계획을 짜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에 당 전원회의에서 나올 김정은의 연설이 신년사를 대체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김정은은 2020년 신년사 대신 2019년 당 전원회의 연설로 대체했고 2021년 당대회 연설로 신년사를 갈음했으며 올해도 당 전원회의 연설 공개를 통해 신년사를 대신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이번 전원회의에서 북한의 분야별 내년도 계획과 정책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시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크게 다섯 가지 갈래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국제정세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응에 대한 부분입니다.

홍 실장은 “최근 국제정세와 지역정세, 또 한미일의 대북 정책 등과 관련해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크게 한 번 다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홍 실장은 두 번째로 북한이 최근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이뤄낸 성과, 전략적 지위가 상승했다고 판단한 부분들에 대해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 실장은 북한이 자신의 전략적 지위와 관련해 특정한 형태로 정의를 내리려고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미국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북한이 2017년 화성 15형을 쏘고 나서 전략국가를 선언했는데 이제 전술핵도 가졌지만 미국에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하나 더 갖게 됐고 사거리도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이제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자기 규정할 것인가 이게 이번 전원회의에서 굉장히 관심 포인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경제와 방역에 대한 부분입니다.

먼저 경제 부분과 관련해 홍 실장은 “북한이 내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의 3년 차에 접어드는데 지난 1~2년차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3년차에 사실상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이 부분을 매우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북한은 당초 빨리 백신체제가 자리잡도록 만들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체제 구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신들의 백신체제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향후 백신체제 완성과 관련해 어떤 지시를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홍 실장은 대미ㆍ대남정책 강대강 기조가 수정될지 아니면 지속되거나 강화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홍 실장은 최근 북한 관영매체가 화성 17형 발사 보도에서 “초강경 대적의지를 엄숙히 선언”했다고 밝힌 것에 주목하며 “지금의 강경한 자세보다 더 호전적인 자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현재 미북관계, 남북관계 모두 대결상태이며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ㆍ군사적 환경 변화가 없기 때문에 북한의 내년도 대외정책 방향이 강대강 맞대응 전략 아래 핵무력 강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습니다.

양 총장은 또 “북한이 내년 7.27 전승절 70주년을 계기로 열병식을 열고 신형 무기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고 “75주년을 맞는 북한정권수립일 9.9절에는, 코로나가 어느 정도 극복됐다는 전제 아래, 중국ㆍ러시아 고위 사절단을 초청해 연대를 과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현 상황에서 남북ㆍ미북 간 대립 상태, 그리고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지속된다고 하면 북한이 대결과 대립이 더욱 격화되는 행사에 집중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다만 양 총장은 “북한의 경제 문제가 심각하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의 입장 전환 가능성을 함께 열어놨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는 경제 등 내치 메시지를 내는데 집중한 바 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