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앞두고 한국측 방북 취재진의 명단을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취재진은 일단 북한이 지정한 국제기자단 집합 장소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21일 북한 당국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한국측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한국 정부는 판문점 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통화를 하면서 북한에 한국 취재진 명단을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판문점 연락사무소 업무 종료 시점까지 한국측 취재진의 명단을 수령하지 않았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아직 북측이 한국측 명단을 수령하라는 등의 지시를 (상부로부터) 받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한국 언론이 참석해 취재하는 것은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직접 언급한 사안”이라며 “북한이 다시 심사숙고해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휴일인 22일에도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가동해 한국 취재진의 명단 전달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한국측 취재진 8명은 일단 북한 당국이 지정한 국제기자단 집합 장소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베이징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방북 사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대사관이 예정대로 사증을 발급하면 한국 취재진은 22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에서 온 취재진과 함께 국제기자단으로서 북한을 방문하게 됩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 대사관은 한국을 제외한 미국 등 취재진에 방북 사증을 발급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23일~25일 사이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에서 파견된 기자들의 취재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6.15남북공동행사 개최를 위한 준비작업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남북공동행사와 관련한 논의를 벌이기 위해 오는 23~26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측에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남측위 측은 “북한의 초청장이 도착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23일에 출국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남측위는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로부터 6.15남북해외위원장 회의를 평양에서 개최하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창복 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남북 고위급회담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라 어떤 결정이 최선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일단 방북 시점을 연기해 공동행사를 재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최근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가 집단 탈북한 여자 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한국 정부가 종업원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 종업원들이 ‘납치’가 아닌 ‘자유의지’로 한국행을 선택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11일 통일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돌려 보낼 지와 관련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좀 해보려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