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흘만에 평양 도착, 집권 후 최장 외유 종료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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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새벽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평양에 도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5일 새벽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평양에 도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새벽 평양에 도착하며 10일 동안의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취재하고 돌아온 김진국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MC: 김진국 기자, 김 위원장이 한반도 시각으로 5일 새벽 평양으로 돌아왔죠?

[김진국] 김 위원장이 2차 미북정상회담을 위해 지난달 23일 기차로 출발해서 60여시간을 달려서 회담 장소인 하노이에 도착했고요, 돌아오는 편도 갈때와 마찬가지로 하노이에서 중국 국경 가까이의 기차역인 동평 역까지 3시간 정도 자동차로 이동했고 이후 전용기차를 타고 중국 대륙을 관통해서 다시 사흘을 이동해 5일 새벽 3시 평양으로 귀환했습니다.

MC: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이 아주 성과적이었다고 소개했죠? 미북회담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결렬된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네요?

[김진국]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김 위원장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했는데 ‘세계의 커다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고 소개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미북회담과 관련해서 언급한 것은 딱 이 한 문장뿐이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달 27일과 28일 열린 미북 정상회담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출발하는 순간부터 북한 내부에 미북 정상회담 또는 조미 수뇌회담을 대대적으로 선전했기 때문에 회담 자체를 아예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그래서 도착 소식을 알리며 베트남 방문과 미북회담을 같이 언급하며 성과적이라고 단 한번 표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3시였는데, 거리에 평양시민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의 북한 관련 매체들은 새벽부터 주민들을 동원했고 대중교통이 없는 시간이라 대부분 추위에 떨며 오가는 길을 걸어야 했을 것이라며 이것 또한 북한 당국이 자행하는 인권탄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MC: 베트남 하노이에서 취재하고 오셨는데 어땠습니까? 협상결렬 분위기가 사전에 감지됐었나요? 결렬 소식이 전해진 후 그곳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김진국] 베트남 정부가 이번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설치한 하노이의 국제미디어센터에는 40개 국가의 200여 곳의 언론기관에서 3천 명 이상의 기자가 몰렸습니다. 정상회담 둘째날이자 마지막날 28일 오전까지만 해도 프레스센터의 분위기는 ‘합의문 서명은 거의 확정적이고 문제는 내용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백악관은 27일 밤 미국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28일 오후 3시30분 무렵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겠냐고 물었습니다. 비공개를 조건으로 소개한 28일 일정에는 미북 정상들이 28일 현지시각 12시부터 오찬을 하고 오후 2시에 합의문에 서명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상 분위기는 12시가 무렵 오찬이 연기 됐다는 백악관의 발표부터 감지됐습니다. 12시 35분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오후 일정이 변경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점심 음식이 차려져 있었고 미국과 북한의 오찬 참석자 이름까지 해당 식탁에 올려져 있었던 것으로 봐서 아주 전격적으로 오찬과 합의문 서명이 취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들은 그야말로 혼란에 빠졌습니다. 회담 장소인 메트로폴 호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프레스센터의 백악관 대변인실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봐도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후 2시 무렵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생산적인 대화를 했지만 합의는 없었다는 백악관 대변인의 성명이 발표되면서 회담 결렬이라는 결과가 공식적으로 확인됐습니다.

MC: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미북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는데요. 미국내에선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김진국] 미국 의회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조금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의회는 한마디로 나쁜 합의보다는 빈손이 낫다는 반응입니다. 빈손이어서 차라리 나쁜 것을 묻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평가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과 반대편의 민주당이 구분 없이 같았습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한반도와 관련된 의정 활동을 하는 의원들은 28일 회담 결렬 후  성명을 발표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손해를 입히는 양보를 하지 않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타결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인 브래드 셔먼 위원장은 북한이 영변 이외의 장소들에서 핵물질 생산을 계속하고 핵무기를 늘려가면서 모든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고 지적하면서 오히려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전문가들은 준비가 부족한 만남이었다면서 비핵화와 그에 대한 상응 조치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안일한 접근방식이 결국 회담 결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노이 회담 전까지는 영변 핵시설 동결과 폐기, 그리고 그에 따른 상응 조치로 일부 제재해제와 연락사무소 설치 등 단계별 비핵화와 상응조치가 예상됐지만 실제회담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요구 조건이 오갔고 결국 그래서 합의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준비가 부족했던 회담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MC: 미북 관계와 관련해 앞으로 미국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까?

[김진국] 3차 미북 정상회담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현재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좋지 않습니다.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이 열린 날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대통령의 비리를 증언하면서 여론이 크게 들끓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는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독자적으로 완화할 수 없도록 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상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한 적극적인 행보를 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른 시일 내에 미국과 북한 간 고위급 또는 실무회담이 재개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저도 하노이를 떠나기 직전 백악관 대변인실 관계자와 아주 짧게 대화했는데, 북한과의 회담과 관련한 발표 내용은 없다고 했습니다. 이때가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연일 북한 쪽 입장에서 회담 결렬 이유를 설명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합의도출에 실패했다고 해서 아직 대화가 깨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낙담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번 회담에서 각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한 만큼 실무차원에서의 대화가 지속되고 진전이 있다면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금보다 더 바빠져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MC: 네, 지금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취재하고 돌아온 김진국 기자와 얘기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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