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초모환송식 “살아서 돌아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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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5월 7일 북한 전역에서 진행된 '초모(군 입대자)환송식'이 말 그대로 '눈물의 바다'였다는 소식입니다. "살아서 돌아오라"가 이번 '초모환송식'의 한결같은 인사였는데 해당 관계자들도 초모생과 가족들의 침통한 분위기를 바꿀 수 없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군복무기간은 평균 13년, 병사생활을 마치고 돌아 온 제대군인들이 동창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일 먼저 꺼내드는 것은 고등중학교 졸업사진이라고 합니다. 군복무 중에 사망한 친구들의 모습을 찾아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5월 2일부터 5일까지 올해 마지막 초모(군입대)모집이 있었다”며 “모집된 초모생들은 5월 7일 전용열차를 타고 해당 부대로 향했다”고 밝혔습니다.

초모생들이 떠나기 전 역전에서 ‘환송식’이 있었는데 차마 표현하지 못할 ‘눈물의 바다’였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열차가 떠날 때까지 환송식장은 ‘살아서 돌아오라’는 울부짖음으로 차고 넘쳤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군 입대는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할 수 없는 ‘운명의 길’이기 때문에 다시 못 볼 수도 있는 자식들을 끌어안은 가족들은 통곡을 그치지 못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더욱이 초모생들의 친구들까지 줄이어 나와 가족들과 슬픔을 같이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기존의 초모환송식에서 있던 ‘장군님을 통일의 광장에서 모시겠다’든지 ‘기어이 통일 병사가 되어 돌아오겠다’는 등 최소한의 형식적 맹세도 이젠 찾아 볼 수가 없다며 마치 치열한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들처럼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이 정해진 구호인 것처럼 환송식장을 메웠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12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떠나는 열차를 따라가며 군복을 입은 손자의 입에 빵을 넣어주는 할머니도 있었다”며 “왜정(일제) 때 징용을 떠나는 처자들도 이렇게까지 슬퍼하며 바래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5월 7일에 있은 마지막 ‘초모환송식’이 더욱 비통했던 이유는 올해 3월과 4월에 걸쳐 두 차례 진행된 초모에서 키가 작거나 체질이 연약해 합격되지 못했던 대상자들도 이번에 모두 군입대자로 되었다며 이번 초모생들의 키는 대부분 145센티 이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어 현장에서 질서통제에 나섰던 역전보안원이 초모생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하는 장면도 목격했다”며 “이처럼 ‘초모환송식’ 문화가 변하고 사람들이 예민해진 것은 군복무 기간에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각종 사고로 목숨을 잃는 병사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