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북=핵보유국’ 사무총장 발언에 “안보리 결의 재확인ˑ대화 강조”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4.09.27
IAEA, ‘북=핵보유국’ 사무총장 발언에 “안보리 결의 재확인ˑ대화 강조”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연합뉴스

앵커: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라고 말한 사무총장의 발언은 북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유효성을 재확인하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AP 통신은 26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자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유엔 제재와 국제법 위반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유엔 안보리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비난받아야 하지만 2006년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 국가”가 된 이후 국제 사회의 관여가 없었고, 그 이후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크게 확장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보도 후 그로시 사무총장이 국제사회가 비핵화 대신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냐며 파장이 컸습니다.

이에 대해 프레드릭 달 국제원자력기구 대변인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유효성을 재확인하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he Director General reiterates the validity of UNSC resolutions but insists on the necessity of dialogue)

달 대변인은 이어 북한 내 안전조치 적용에 관한 사무총장의 최신 보고서 중 특히 36항을 참고하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826일 발간된 이 보고서 36항은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전파방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와 신속히 협력하며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북한에서 활동하지 않는 동안 발생한 모든 미해결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애슐리 헤스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위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관련 안보리 결의들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들과 기존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즉각 폐기하고 관련 활동들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헤스 전 위원은 유엔 안보리 결의 2397, 2375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안보리 결의 2397 26 2375 28에서 안보리는 6자 회담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회담의 재개를 촉구하며, 2005 9 19일 중국, 북한,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이 발표한 공동 성명에 명시된 약속을 지지한다며 여기에는 6자 회담의 목표가 평화로운 방식의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핵전파방지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로의 조속한 복귀 등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7일 그로시 사무총장의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발언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의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핵무기 추구는 국제 안보와 국제 비확산 체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강조했습니다.

대변인은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우리는 북한과 함께 한반도에서의 우발적인 군사 충돌 위험을 줄이는 등 여러 가지 유익한 논의를 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은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북한의 도발은 범위와 규모가 증가해 지역 긴장을 높이고 사고나 의도치 않은 군사적 상황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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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북한담당분석관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 북한과의 대화 부족이 북한을 제외한 다른 이들의 잘못 때문으로 보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 그는 대화 부족의 원인을 북한의 선택에 두지 않고 오히려 세계의 나머지, 특히, 미국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다른 정책 목표보다 우선시하는 고집하는 탓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2006년 이후 북한에 대한 국제적 관여가 없었다고 했는데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후에도 6자 회담은 지속됐고 2005919일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회담이 2008년에 이뤄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2011년과 2012년 오바마 행정부는 윤달(Leap Day) 합의를 통해 6자 회담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했고, 2018년 북한과 미국, 러시아, 한국, 중국 간의 관여도 있었다면서 북한과 관여하려는 많은 국제적 노력이 있었지만, 북한이 대화의 자리에 나오기를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미국과 한국의 오랜 목표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비핵화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 가장 근본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강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없고 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비핵화 대신 군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 트럼프가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강조했지만, 그의 발언이나 행동 중 비핵화를 우선시하지 않거나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받아들이고, 한반도가 북한 핵 프로그램이 야기하는 근본적인 불안정성을 계속 안고 가도록 허용할 것이라는 암시는 없습니다. 선거 운동에서의 수사나 토론, 정강을 보고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관심을 잃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 미국 정책와 선거 및 취임 이후의 방향을 잘못 해석한 것입니다.

한편, 이전에는 비핵화 노력을 지지했던 러시아는 입장을 변경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6일 북한의 "비핵화" "종결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외무부 웹사이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확대되는 "확장억제"는 지역 안보에 대한 실제적이고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적용되는 "비핵화"라는 용어가 의미를 잃었고 러시아에게는 종결된 문제로 간주된다고 말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상민 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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